‘120년 금단의 땅’…대통령실 앞 용산어린이정원, 4일 개방
2023-05-02 15:29


2일 서울 용산구 '용산 어린이 정원'의 전망언덕에서 바라본 대통령실 청사. 정부는 용산 미군기지 반환 완료 후 추진 예정인 90만평 규모의 '용산공원' 정식 조성에 앞서 대통령실 앞마당 반환부지를 '용산 어린이 정원'으로 조성해 대통령 취임 1주년 앞둔 5월 4일부터 국민에 개방할 예정이다. [연합]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주한미군으로부터 돌려받은 용산공원 반환부지 일부를 ‘용산어린이정원’으로 조성해 오는 4일부터 국민에게 개방된다. 용산 미군기지 반환 완료 후 추진 예정인 약 90만평 규모의 ‘용산공원’을 정식 조성하기에 앞선 것이다.

대통령실 용산 이전과 함께 국민과의 소통 접점을 넓히는 동시에 용산기지의 반환 성과를 하루빨리 국민께 돌려드리기 위해 1년간의 준비를 거쳐 ‘용산어린이정원’을 개방한다고 2일 밝혔다. 약 9만평(30만㎡) 규모의 ‘용산어린이정원’은 미래의 주역인 어린이들이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이라는 의미를 담아 명명했다.

이번에 임시개방하는 반환부지는 120년 동안 일반인의 접근이 불가능했던 ‘금단의 땅’이었던 곳이다. 대통령실은 외국군 주둔의 역사를 끝내고 미래로 나아가는 주권회복의 상징적 장소가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2일 서울 용산구 '용산 어린이 정원'의 전망언덕에서 바라본 대통령실 청사. 정부는 용산 미군기지 반환 완료 후 추진 예정인 90만평 규모의 '용산공원' 정식 조성에 앞서 대통령실 앞마당 반환부지를 '용산 어린이 정원'으로 조성해 대통령 취임 1주년 앞둔 5월 4일부터 국민에 개방할 예정이다. [연합]

‘용산어린이정원’은 임시개방의 취지를 살려 종전 미군기지의 특색을 최대한 살리되, 어린이와 가족을 위한 여가 공간을 추가로 조성했다. 전체 공간은 주출입구로 들어와 마주하게 되는 장군숙소와 정원의 중심이 되는 잔디마당과 전망언덕, 그리고 동쪽에 위치한 스포츠필드로 구성된다.

장군숙소 지역은 실제 미군 장교들이 거주했던 붉은색 지붕의 단층 단독주택을 문화·휴식·편의 공간 등으로 리모델링해 조성했다. 건물의 외관과 거리·마당 등 외부공간을 그대로 보존하여 마치 미국 소도시에 온 것 같은 이국적 풍경을 느낄 수 있게 했다.

신용산역 1번 출구 근처의 ‘용산어린이정원’ 주출입구는 일본이 한반도 침략 및 병참기지화를 위해 설치한 한국주차군사령부의 정문으로 쓰였던 곳이다. 해방 후에는 미 7사단 사령부의 정문으로 사용됐으며, 1960년대 후반에는 사우스포스트에 위치한 벙커와 기지 내에 위치한 121 병원의 출입구로 사용됐다.

미군 숙소 건물을 리모델링해 조성한 홍보관에는 조선시대부터 일제강점기, 해방 후 미군 주둔, 이번 임시개방까지 용산기지의 120년 역사를 지도와 연표, 사진을 담았다.


2일 서울 용산구 '용산 어린이 정원'의 사전 공개 행사가 열렸다. 정부는 용산 미군기지 반환 완료 후 추진 예정인 90만평 규모의 '용산공원' 정식 조성에 앞서 대통령실 앞마당 반환부지를 '용산 어린이 정원'으로 조성해 대통령 취임 1주년 앞둔 5월 4일부터 국민에 개방할 예정이다. 사진은 용산 어린이 정원의 어린이도서관. [연합]

‘용산서가’는 관람객의 휴식과 독서를 위해 마련된 곳이다. 어린이를 위한 ‘동화’와 어른을 위한 ‘사색’이라는 주제의 두 공간으로 구분된다. 상설전시가 열리는 전시관에서는 ‘온화(溫火, Gentle Light)–따스한 불빛으로 금단의 땅이었던 용산의 미래를 밝히다’를 주제로 한 사일로 랩의 몰입형 미디어 아트를 만나볼 수 있다.

전시관 옆에 위치한 이음마당은 푸르른 녹음 속에 자리잡은 야외 휴게공간이다. 방문객들이 잠시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면서, 버스킹이나 어린이를 위한 체험 프로그램과 같은 이벤트들이 수시로 개최될 예정이다.

잔디 정원을 갖춘 이벤트하우스는 일제강점기에는 참모장 관사로 쓰였고, 미군 주둔 후에는 장군숙소 부지 중 유일한 장성급 관사로 활용되었던 곳이다. 이벤트하우스에서는 어린이를 위한 다양한 문화체험 및 교육 프로그램 등이 진행된다.


2일 서울 용산구 '용산 어린이 정원'의 사전 공개 행사가 열렸다. 정부는 용산 미군기지 반환 완료 후 추진 예정인 90만평 규모의 '용산공원' 정식 조성에 앞서 대통령실 앞마당 반환부지를 '용산 어린이 정원'으로 조성해 대통령 취임 1주년 앞둔 5월 4일부터 국민에 개방할 예정이다. 사진은 용산 어린이 정원의 카페 어울림. [연합]

카페 어울림에서는 음료와 휴식을 즐길 수 있으며, 외부로 연결되는 데크에 앉아 드넓은 잔디마당과 가로수길을 조망할 수 있다. 특히, 탄소저감 원두를 사용하거나 발달장애인이 제작한 간식을 판매하고, 용산지역 청년카페와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용산어린이정원’의 중심에는 서울 도심에서 찾아보기 힘든 약 2만평 규모의 ‘잔디마당’이 펼쳐져있고, 잔디마당 주변으로는 세 가지 주제의 산책로가 조성돼있다.

잔디마당 한편으로는 용산어린이정원 뿐만 아니라 남산, 용산도심, 국립중앙박물관 등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전망언덕이 위치했다. 또, ‘용산어린이정원’ 동쪽에는 스포츠 꿈나무를 위한 만12세 이하 어린이 전용 야구장과 축구장이 마련된 ‘스포츠필드’가 있다.


2일 서울 용산구 '용산 어린이 정원'의 사전 공개 행사가 열렸다. 정부는 용산 미군기지 반환 완료 후 추진 예정인 90만평 규모의 '용산공원' 정식 조성에 앞서 대통령실 앞마당 반환부지를 '용산 어린이 정원'으로 조성해 대통령 취임 1주년 앞둔 5월 4일부터 국민에 개방할 예정이다. 사진은 용산 어린이 정원의 이벤트 하우스. [연합]

정부는 부지의 특성 등을 고려해 환경 모니터링을 촘촘히 시행했고, ‘용산어린이정원’ 이용에 문제가 없음을 확인했다고 대통령실은 강조했다.

지난해 9월과 11월, 올해 3월에 실내 5곳, 실외 6곳에 대해 공기질 측정 방식으로 모니터링을 시행했고, 주변지역 4곳과 비교측정을 진행해 안전함을 확인했다. 아울러 이번에 임시개방 전 지역에 걸쳐 15cm 이상 흙을 덮은 후 잔디 등을 식재하거나 식생매트 설치, 유류저장탱크 제거 등 기존 토양과의 접촉을 최대한 차단하기 위한 추가 안전조치를 시행했다.

정부는 향후 용산어린이정원의 다양한 공간들을 활용한 행사와 프로그램을 진행해 국민과의 소통 접점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취임 1주년을 맞아 용산어린이정원 개방으로 국민 속으로 더 가까이 다가가겠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약속이 지켜졌다”며 “미래세대를 위한 공간을 가꾸는 데 힘쓰는 한편, 국민과의 소통 접점을 더욱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yuni@heraldcorp.com



랭킹뉴스


COPYRIGHT ⓒ HERALD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