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아시아 중심 새로운 문명사 주도적 새 틀 짜야”
2023-05-17 11:26


한일 양국 기업의 최고경영자와 임원, 학계 전문가, 정부 관계자 등이 참여하는 제55회 한일경제인회의가 16일과 17일 양일간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렸다. 염재호 SK㈜ 이사회 의장이 17일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김은희 기자]

“지정학적 위기와 미·중 갈등 심화로 새로운 국제질서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과거 종속변수로 여겨졌던 한국과 일본도 이제는 독립변수로서 주도적인 입장에서 새로운 전략을 짜야 할 때입니다. 양국이 긴밀히 협력한다면 윈윈할 수 있을 겁니다.”

제55회 한일경제인회의 이틀차인 17일 서울 롯데호텔에 모인 한일 경제인들은 양국이 경제협력을 통해 새로운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가야 한다는 데 뜻을 함께했다.

전날 개막한 한일경제인회의는 1969년부터 시작된 양국 경제인 간 연례 교류 행사로 한일정상회담 이후 아흐레 만에 열렸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는 비대면으로 진행되다 올해 4년 만에 대면 회의로 개최됐다.

‘한일 경제연계 확대’를 주제로 한 첫 번째 세션의 좌장을 맡은 염재호 SK㈜ 이사회 의장은 “한국과 일본은 제조업에서 강점을 보이면서 20세기 성장을 해왔지만 기술적, 사회·문화적으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전환)이 일어나고 있는 21세기 새로운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며 “우리가 새로운 미래를 고민하고 또 출발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염 의장은 최근 한일정상회담을 언급하며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셔틀 외교를 통해 미래를 위한 새로운 한일 관계를 열어가겠다고 밝힌 지금 시대적인 타이밍이 굉장히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중국, 유럽이 주도하는 세계질서 속에서 수동적으로 끌려다니는 위치에서 벗어나 디지털 변화를 앞장서서 기획하고 앞으로 10년, 20년 디지털 사회에서의 한국과 일본의 역할을 재정립하기 위한 여러 플랜을 짜야 한다”고 덧붙였다.

염 의장은 이날 행사에 앞서 헤럴드경제를 만난 자리에서도 “지금까지는 미국과 유럽이 세계를 주도했지만 2030년이면 한·중·일의 GDP(국내총생산)가 미국과 유럽을 넘어서는 등 새로운 문명사가 열릴 것”이라며 “한국과 일본이 미·중 갈등 사이에서 적극적으로 새로운 틀을 짜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양국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관련해 어떤 전략을 세울지 상호 협력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 측 단장인 김윤(오른쪽 사진 오른쪽 세번째) 삼양홀딩스 회장과 손경식(맨 오른쪽)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등과 일본 측 사사키 미키오 단장 등 참석자들이 16일 개회식에 참석한 모습 [연합]

행사 첫날인 16일 기조연설에 나선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엄중한 세계정세의 파고를 넘기 위해서는 안정된 한·일관계 구축이 반드시 중요하다”면서 “한·일은 서로가 협력의 끈을 튼튼히 유지할 때 평화와 번영을 확고히 할 수 있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손 회장은 그러면서 “양국 정부와 재계가 힘을 모아 반도체, 인공지능(AI), 로봇, 바이오 등 첨단 분야에서 투자·기술 협력을 확대해 간다면 세계 시장에서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한국 측 단장인 김윤 한일경제인협회 회장은 개회사에서 메가 FTA(자유무역협정) 협력, 경제안보 강화, 제3국 공동진출, 핵심 광물 및 에너지 보장, 탈탄소 추구 등 한일 양국의 과제를 제시했다.

김윤 회장은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역지사지가 중요하다”면서 “(한·일이) 서로 생각하고 있는 것을 말해야 공통점도, 다른 점도 찾을 수 있고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제언했다.

김은희·한영대 기자



eh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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