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양자 개발자 컨퍼런스인 퀀텀 크리에이트 2022(QCE 2022)에서 바이두가 선보인 양자컴퓨터 치엔시의 모습 [로이터]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미국과 일본이 양자컴퓨터 분야에서 중국의 도전에 맞서기 위해 손을 잡았다. 구글과 IBM 등 미국의 대형 기술기업(빅테크)들이 지원에 나선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IBM과 구글이 미국 시카고대와 일본 도쿄대의 양자컴퓨터 공동 연구를 위해 총 1억5000만달러(약 2009억원)를 지원한다고 보도했다. IBM이 1억달러를, 구글이 5000달러를 기부할 예정이다. 서명식은 이번 주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주요 7개국(G7) 정상들이 모이는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다.

공동 연구의 목표는 10년 안에 10만큐비트의 양자컴퓨터를 개발하는 것이다. 양자 정보의 기본 단위인 큐비트는 많을수록 성능이 좋아진다. IBM은 지난해 11월 433큐비트의 양자 프로세서를 공개한 바 있다.

카리나 추 구글 퀀텀 인공지능(AI) 최고운영책임자(COO)는 구글이 장기적인 연구 파트너십의 일환으로 대학 연구진과 자사 양자컴퓨터를 공유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양자컴퓨터 프로세서는 데이터를 동시다발로 처리할 수 있어 현존하는 전통 컴퓨터로는 결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모델링해 풀 수 있는 ‘꿈의 기술’로 불린다.

아빈드 크리슈나 IBM 최고경영자(CEO)는 양자컴퓨터가 전기차 배터리 내부에서 발생하는 것들을 원자 단위로 시뮬레이션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당신이 6개월을 실험실에서 해야할 일들을 (양자컴퓨터는) 하룻 밤만에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지난해 7월 도쿄대 총장과의 오찬에서 이 대학의 양자컴퓨터 프로그램에 관해 들은 람 이매뉴얼 주일 미국대사가 미국의 기업들이 후원하는 공동 연구를 제안하면서 가시화했다. 이매뉴얼 대사는 시카고시장 출신이다. 이매뉴얼 대사는 “우리는 중요한 연구를 위해 동맹국들에게 더욱 의지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미국과 일본의 양자컴퓨터 협력은 최근 군사적 적용을 염두에 두고 양자컴퓨터에 집중 투자하는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목적이 함께 깔려있다. WSJ는 중국이 양자컴퓨터에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고, 이 기술은 암호화나 무기 재료 등 군사적 응용이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국가 안보와 경제 성장과 직결될 수 있는 과학 연구 역시 중국과 미국의 양대 동맹진영으로 분열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이매뉴얼 대사는 “우리는 중국 학생들이 선진 과학분야와 관련해 미 대학에서 유학하는 것에 대해 너무 느슨하게 대처해왔다”면서 “우리는 그들에게 자금을 지원해왔을 뿐만 아니라, 그들이 자국으로 돌아가 우리와 경쟁토록 교육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