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크 먹으려 아마존 희생…"6년간 8억 그루 벌목…서울 28배 크기"
2023-06-03 15:38


티본스테이크. 내용과 무관 [롯데마트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전 세계 가정에서 스테이크 한 접시를 먹기 위해 아마존 열대우림이 '희생양'이 되고 있었다.

2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 6년 간 브라질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쇠고기 산업 때문에 나무 8억 그루가 베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가디언은 탐사보도국(TBIJ)·헤포르테르 브라질·포비든 스토리즈 등 매체와의 합동 취재를 통해 브라질에서 벌어진 광범위한 삼림 파괴가 소 목축산업 때문이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유럽과 미국, 중국 등 전 세계로 수출되는 쇠고기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파괴된 아마존 삼림 면적은 1만7000㎢에 달한다. 한국으로 치면 강원도와 비슷한 크기로, 서울 면적의 28배에 해당한다.

브라질 전역에서의 벌목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임 대통령 임기(2019∼2022년)에 급증했다. 가장 큰 원인은 소 목장 때문이.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현 대통령은 삼림 파괴를 막겠다고 공언하고 나섰다.

조사팀이 초점을 맞춘 마투그로수·파라·혼도니아주(州) 소재 도축장들 주변에는 목장 수천 곳이 운영되고 있었다. 이들 도축장은 브라질의 3대 쇠고기 수출업체인 JBS·마르프리그·미네르바 소유였다.

이들 업체의 판매처에는 세계 최대 식품기업 네슬레와 독일 육류기업 퇴니스 등이 포함됐다. 공급망을 추적한 결과 이렇게 팔린 브라질산 쇠고기는 유럽연합(EU) 여러 회원국의 도매상 수십 곳으로 갔고, 미국과 중국 등지의 레스토랑에도 도달했다.

JBS·마르프리그·미네르바의 도축장은 지난해 브라질에서 50억달러(6조5300억원)어치 이상의 쇠고기를 가공했다.

가디언은 뿐만 아니라, EU로 간 육류 가운데 일부는 공급망 내에서의 삼림 파괴를 막기 위해 제정된 EU 법규를 위반했을 가능성도 지적했다. 올해 4월 도입된 새 EU 규정에 따르면 2020년 12월부터 발생한 삼림 파괴에 연관된 상품은 어떤 것이라도 역내에 들어올 수 없다.

생산·유통 과정에선 '쇠고기 세탁'이라 불리는 편법 행위도 벌어졌다. '더러운' 삼림 파괴 목장에서 나온 동물을 법규 위반 사항이 없는 '깨끗한' 목장으로 옮긴 뒤 도축, 원산지를 세탁해 국제사회의 감시를 피하는 방식이다.

세계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아마존 파괴로 인한 손실이 연간 3170억달러(414조원)에 달하며 이는 원자재 추출로 얻는 이익보다 7배나 크다고 지적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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