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엡손의 프린팅 솔루션 비즈니스팀을 이끌고 있는 박성제 이사가 지난 5일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호텔에서 신제품 기업용 복합기 ‘워크포스 엔터프라이즈 AM-C 시리즈’를 소개하고 있다. [한국엡손 제공]
“요즘 기업들은 임원 평가항목에 ESG 실적까지 포함하고 있습니다. 엡손이 이번에 출시한 복합기는 기업의 ESG 성과 달성에 기여할 수 있는 친환경 가치가 반영된 제품입니다”
한국엡손이 오피스 시장을 겨냥한 새로운 복합기 라인업을 선보였다. 지난 2020년 이후 3년 만이다. 한국엡손은 이번 시리즈의 강점으로 친환경 성능을 내세웠다.
한국엡손의 프린팅 솔루션 비즈니스팀을 이끌고 있는 박성제 이사는 지난 5일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호텔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프린터의 친환경적인 요소에 대한 고객사들의 관심이 아직 높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기업의 ESG 활동이 중요해진 만큼 엡손도 제품을 통해 지속적으로 친환경 메시지를 전하려 한다”고 말했다.
한국엡손이 이번에 선보인 기업용 복합기 ‘워크포스 엔터프라이즈 AM-C 시리즈’ 3종은 인쇄 과정에서 열을 사용하지 않고 잉크를 분사해 출력하는 ‘히트프리(Heat-Free)’ 기술이 적용됐다. 사무실에서 흔히 사용하는 레이저 프린트보다 연간 소비전력과 탄소배출량이 최대 77% 적다.
박 이사는 “이번 신제품은 잉크 소모량을 기존 자사 제품 대비 최대 40%까지 줄일 수 있도록 설계됐다”며 “잉크 사용량이 줄어드는 만큼 카트리지 교환 횟수가 줄어들어 폐기물 발생량도 레이저 프린터보다 최대 82% 감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한국엡손이 국내 기업용 복합기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2~3% 수준이다. 신도리코를 비롯해 삼성, 후지필름BI, 캐논이 각각 18%씩 엇비슷한 규모로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박 이사는 이번에 출시한 신제품이 국내 기업용 복합기 시장에서 한국엡손의 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주무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신제품의 분당 출력매수가 40매·50매·60매인 점도 오피스 시장을 겨냥한 결정이다. 오피스에서 사용률이 높은 모델을 라인업에 추가해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이다.
그는 “아직 한국엡손의 점유율은 미미한 수준이지만 3년 내 1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전체 국내 복사기 시장이 9만대 정도인 점을 고려할 때 연간 9000대를 판매해야 달성 가능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고속 장비를 선호하는 시장 분위기도 한국엡손에는 호재다. 한국엡손은 2017년부터 초고속 인쇄가 가능한 ‘라인헤드’ 기술을 이용해 분당 100매 출력할 수 있는 제품을 선보여 왔다. 기존 잉크젯 프린터는 헤드가 좌우로 왔다갔다하면서 인쇄하는 방식인 반면 라인헤드는 한 번에 줄 단위로 인쇄한다. 그만큼 속도가 더 빠르다.
박 이사는 “국내 시장에서 저속 복사기가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성장률은 오히려 둔화하고 있다. 생산성과 효율성 때문에 고속 장비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 전 세계적인 트렌드”라고 말했다. 김현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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