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삼성·SK 대중 반도체 장비 수출통제 유예 연장 방침”
2023-06-13 08:02


미 정부는 외국 기업의 대중 반도체 첨단 장비 수출 통제 필요성에 대한 미 의회 일각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삼성과 SK등 한국 기업에 대한 수출 통제 조치 유예를 연장한다는 방침을 확인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미국이 반도체 생산 첨단 장비의 대(對)중국 수출을 사실상 통제한 가운데, 삼성과 SK 등 한국 기업에 대해선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 유예를 연장한다는 방침을 확인했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앨런 에스테베스 상무부 산업안보 차관이 지난주 미국 반도체산업협회 관계자들과 만나 한국 및 대만 기업에 대한 미국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 유예 조치가 당분간 연장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당시 에스테베스 차관은 “수출 통제 유예 조치가 가까운 미래에 갱신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발언은 중국에서 반도체를 생산하는 한국 기업에 대한 수출 통제 유예조치 재검토 필요성에 대한 의회 일각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미국 정부가 유예 조치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지난달 9일 기자 간담회에서 “10월 후에도 상당 기간 (유예가) 연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지난해 10월 미국 상무부는 미국 기업이 중국의 반도체 생산기업에 반도체 장비를 수출하는 것을 사실상 금지하는 수출 통제를 발표했다. 당시 상무부는 외국 기업에 대해서는 개별 심사 방침을 밝혔다가 이후 삼성·SK와 대만 반도체 제조사들에 대해서는 1년간 수출 통제를 한시적으로 유예하는 조치를 내놨다. 이 조치는 올 10월 만료된다.

상무부가 구체적으로 언제 어떤 방식으로 유예하는 조치를 발표할지 등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미국 정부는 중국에서 생산활동을 하는 한국기업에 대해선 별도의 장비 반입 기준을 마련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시적인 유예 조치 대신 장기적인 기준을 만들겠다는 의미다. 기준 마련에 소요되는 시간을 감안해 먼저 한시적 유예 조치를 발표하고 이후 기준을 만드는 식으로 접근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같은 미 정부의 행보는 대중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 유예 조치가 미국의 중국 기술산업 통제 노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보수 진영의 지적과 대조된다. 지난달 30일 마르코 루비오 공화당 상원의원은 상무장관에게 보내는 서한에서 “기업들이 수출 통제를 약화하고, 규정을 우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반도체를 비롯한 기술 수출에 대한 미국의 규제를 강화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보수성향 싱크탱크인 미국기업연구소의 데릭 가위 선임연구원 역시 “기업들이 원하는 것을 모두 들어주면 기술 통제를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WSJ는 미국 정부가 한국·대만 반도체 기업의 중국 공장에 대한 미국 반도체 장비 반입 통제 조치를 재차 유예키로 하면서, 글로벌 산업계에서 중국을 고립시키려는 노력이 예상보다 어렵다는 것을 인정한 셈이 됐다고 평가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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