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 앞둔 이낙연 “尹정부 미국만 바라봐…美, 북핵문제 손놓고 있는데”
2023-06-13 09:48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12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자유대에서 김대중 기념 연례 강좌 초청 연사로 강연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12일(현지시간) "미국은 북한 핵 문제에 손 놓고 있는데, 한국 정부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미국만 바라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전 총리는 이날 독일 베를린자유대에서 열린 김대중(DJ) 기념 연례 강좌 초청연사로 나선 강연에서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해 미국과 어떤 관계를 가져가야 하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이렇게 밝혔다.

이 전 총리는 북한이 1993년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선언을 한 일을 거론하며 "핵무장 의지를 드러낸 1차 북한 핵 위기 이후 30년이 흘렀다. 그간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은 미국이 주도했다"고 했다.

그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취임 후 2년여간 북한과 조건 없이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스무번이나 말했다"며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실현하겠다고 몇차례 재확인했지만 아무런 실질적 행동도 하지 않았다. 이는 책임 있는 태도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 전 총리는 대북 제재를 놓곤 "제재 일변도로 가는 건 이미 한계에 봉착했다. 역효과도 낳고 있다"며 "당근과 채찍을 병행해 리드레싱을 생각할 때"라고 했다.

이 전 총리는 이와 관련해 미국이 북한과 비핵화 협상에 실패할 원인으로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 등 압박 효과를 과신한 점도 있다고 언급키도 했다.

그는 "모든 것의 시작은 대화 재개에 있다"며 "만나서 얘기하다 보면 어떤 접근점이 발견될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떤 방법을 통해서든 지금처럼 북한이 고립 속에서 점점 위험한 생각에 빠지는 것보다는 고립을 끝내고 햇볕 아래로 다시 나오게 하는 게 문제 해결의 시발점"이라고 했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12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자유대에서 김대중 기념 연례 강좌 초청 연사로 강연하고 있다. [연합]

이 전 총리는 대한민국 보수정당에 대해선 "반대 정당 정책도 받아들이고, 국가를 통일의 길에 올려놓은 독일 헬무트 콜 총리 같은 정치가가 한국 보수정당에서 나오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는 "서독은 사민당 빌리 브란트 총리의 동방 정책을 기민당 콜 총리가 이어받았다"며 "하지만 한국에선 민주당 김대중·노무현·문재인 대통령의 대북포용 정책을 보수 정부들이 뒤집었다"고 했다.

이 전 총리는 오는 24일 귀국할 예정이다.

그는 "내년 총선 출마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귀국하면 지난 1년간 미국에서 연구 결과를 중심으로 제가 할 바를 하겠다"고 했다.

이 전 총리는 최근 페이스북에서도 "대한민국이 위기에 직면했다. 정치는 길을 잃고 국민은 마음 둘 곳을 잃었다"며 "국가를 위한 제 책임을 깊이 생각하겠다. 대한민국 생존과 국민의 생활을 위해 제가 할 바를 하겠다"고 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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