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투자자들 철수하니…中기술기업 주가도, 투자도 곤두박질
2023-06-13 10:15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알리바바 사옥[로이터]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해외 투자자들이 중국 기술기업에서 발을 빼면서 이들 기업의 주가가 떨어지고 자금 부족이 심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오프닝 효과 부진과 지정학적 긴강 고조가 원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나스닥 상장사로 ‘중국판 유튜브’로 불리는 빌리빌리(Bilibili)의 기업가치가 2년 전 540억달러(약 69조4440억원)였으나 현재 65억달러(약 8조3590억원)로 곤두박질쳤다고 12일 보도했다. 이 기업은 부채상환 압박에 보유한 현금도 고갈될 위기에 처했다.

신문은 빌리빌리는 해외투자자들이 중국 기술 기업 주식을 매도하고 투자를 꺼리고 있는 징후가 상징적으로 나타난 사례라고 분석했다.

지난주 세계 최대 벤처 회사인 세쿼이아 캐피털은 중국 사업을 별도의 법인으로 분리할 계획을 발표했다. 세콰이어가 지난 18년간 공들인 중국 기술기업 투자 제휴에 사실상 마침표를 찍은 것이다. 미중 지정학적 긴장 고조를 견디지 못하고 발을 뺀 것으로 분석된다.

리오프닝 기대감으로 잠시 급등했던 중국 기술주의 주가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에 텐센트나 알리바바와 같이 현금이 풍부한 기업들도 직원 임금 삭감 등 허리띠를 졸라매 절감한 비용을 자사주 매입에 쏟아붓고 있다.

알리바바는 지난 한 해 동안 잉여현금흐름의 약 절반에 해당하는 금액을 자사주 매입에 사용했으며, 2만4000개의 일자리를 감축했다.

텐센트의 한 개발자는 급여가 더 이상 업무량을 감당 못하는 상황이라며 “모두가 세 사람의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비용 절감은 주가를 끌어올리는 데 거의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텐센트 주가는 1월 고점 대비 19%, 알리바바 주가는 29% 하락했다.

S&P Capital IQ 자료에 따르면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중국의 10대 기술 그룹은 총 3000억달러(약 384조8700억원)의 시장 가치를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미국 최대 기업들의 시장가치는 거의 5조달러(6414조5000억원) 늘었다.

중국 기술기업의 주요 후원자였던 서방 연기금을 포함한 대규모 외국인 투자자들도 투자를 줄이고 있다.

캐나다에서 세 번째로 큰 연기금인 온타리오 교사 연기금은 2년 전 알리바바와 텐센트 주식에 약 10억달러를 투자했지만 현재는 비중을 매우 작게 유지중이며, 이러한 거래를 주도했던 홍콩 기반 팀은 최근 해체됐다.

워런 버핏도 지난 한 해 동안 중국 전기 자동차 그룹 BYD의 지분 절반 이상을 조용히 매각했다. 버핏은 이밖에도 올해 대만 반도체 제조업체인 TSMC의 지분을 대량으로 매입했다가 곧바로 매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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