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비리 칼 빼든 尹 “혈세 누수 만연…납세자에 대한 사기행위”
2023-06-13 10:49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13일 “국민의 혈세가 국민 포퓰리즘의 먹이감이 되고 지난 정부에서만 400조원의 국가채무가 쌓였다”며 “이는 납세자에 대한 사기행위이고 미래세대에 대한 착취행위”라고 민간단체의 국고보조금 부정수급을 뿌리 뽑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민간단체 보조금이 지난 정부에서 2조원 가까이 늘어나는 동안 제대로 된 감시 시스템이 없어 도덕적 해이와 혈세 누수가 만연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실제 지난 4일 대통령실이 발표한 민간단체 국고보조금 일제 감사를 실시한 결과 총 1조1000억원 규모의 사업에서 1865건의 부정·비리를 적발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부정사용 금액만 314억원이다. 윤 대통령은 전날 한덕수 국무총리와의 주례회동에서도 “단 한 푼의 혈세 누수도 없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감사를 통해 엄청난 부정과 비리가 적발됐다”며 “횡령, 리베이트 수수, 허위수령, 사적사용, 서류 조작 등 부정형태도 다양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주 발표된 지방교육재정 교부금 합동 점검에서도 대규모 위법 부당 사례가 적발됐다”며 “학령인구는 주는데 세수가 증가해 교육 교부금이 급격히 증가하는 상황에서 보조금을 남발하고 검증과 관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아 부정과 비리의 토양이 됐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잘못된 것은 즉각 도려내고 바로잡는 것이 정부의 책무다. 부정과 부패의 이권 카르텔은 반드시 부숴야 한다”며 “정부 내에서도 보조금 선정과 집행 과정에서 관리 감독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무사안일주의에 빠져 관행적으로 집행돼 온건 아닌지 통렬히 반성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향후 보조금 사업에서 부정, 비위가 발생할 경우 사업자 뿐 아니라 담당 공직자들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선정에서부터 집행, 점검, 정산에 이르기까지 철저한 감시시스템을 가동해야 한다”며 “각 부처는 무분별하게 늘어난 보조금 예산을 전면 재검토해서 내년 예산부터 반영해야 한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

윤 대통령은 또, 6월 보훈의 달과 현충일 추념사를 언급하며 “영웅들의 희생과 헌신을 왜곡하고 폄훼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며 “이는 대한민국 국가정체성을 부정하는 반국가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달 초 이래경 전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천안함 자폭’ 등의 발언 논란으로 9시간 만에 사퇴하고, 이 과정에서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이 최원일 전 천안함장을 향해 “무슨 낯짝”, “부하들 다 죽이고 어이가 없다” 등의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일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자유대한민국은 자유를 지켜낸 영웅들의 군복 위에 서있다”며 “영웅들의 희생과 헌신을 기억하고 예우하는 것은 국민주권주의와 자유민주주의를 담고 있는 헌법 정신의 실천”이라고 역설했다.

반도체 등 첨단분야 초격차 기술확보를 위한 인재 양성도 강조하고 나섰다. 윤 대통령은 “첨단 산업분야의 경쟁력 갖춘 인재 길러내기 위해서는 고등교육기관인 대학이 혁신적으로 변해야한다”며 “개별학과와 전공 간 벽을 허물고 다양한 분야가 연계 협력해 융합형 인재 길러내고 교육 수요자가 배우고 싶은 것 배울 수 있도록 교육 공급자가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혁신을 가로막는 모든 기득권 구조 타파해야 우리 모두가 살고 미래세대가 숨 쉴 수 있다”며 “이런 교육의 혁신은 지역의 발전과 국가균형 발전 직결돼있다”고 덧붙였다.

다가오는 장마철에 대비한 여름철 재난안전 대책에 만전을 기해줄 것도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중요한 것은 인명 피해를 막는 것이다. 위험지역 출입을 철저히 통제하고, 위험지역으로부터 신속한 대피가 가장 중요하다”며 “국무위원들은 최악의 상황 상정해 긴장감 가지고 재난안전대책 준비하고 특히 취약계층에 대해서는 보다 세심한 관리와 대책 마련해달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내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 참석 사실을 직접 알리며 “179개 (BIE) 회원국 모두가 참여하는 이번 총회에서의 프레젠테이션은 부산 엑스포가 가진 차별화된 비전을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yun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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