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미래, 기댈 곳 필요해”…MZ, 점성술에 빠지다
2023-06-18 06:55


점성술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팬데믹을 거치면서 앞날에 대한 불안과 불확실성을 해소하고자 점성술을 찾는 이들이 늘어나면서다. 다만 전문가들은 개인의 즐거움 이상으로 점성술을 현실에 과도하게 대입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 “별점을 읽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요. 잠시동안 나 자신과 내적 대화의 시간을 갖는 기분이에요”. 미국 뉴욕에 거주하는 여배우 캐롤라인 킹슬리는 매일 아침이나 자기전에 자신의 생년월일과 관련한 별점을 읽는다. 그는 별점을 읽는 것이 일상의 중요한 부분이며, 지친 자신에게 위로를 주는 방법 중 하나라고 밝혔다.

# 토론토 출신의 28세 자신작가 미카 다니엘은 복잡한 일이 있으면 주로 별점을 확인한다. 그는 별점을 확인하는 것이 어려운 일을 해결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다니엘은 “모든 결정이 별점에 달린 것은 아니지만, 내 삶에 무언가 절박한 순간이 왔을 때 하늘에서 일어나는 일과 현실의 연관성을 찾아볼 것”이라고 밝혔다.

점성술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리서치업체인 얼라이드 마켓 리서치에 따르면 2022년 세계 점성술 산업은 128억달러로, 2019년 22억달러와 비교해 3년여만에 5배 이상 증가했다. 점성술 산업은 성장세를 거듭해 2021년에는 현재의 약 두배에 달하는 228억달러 산업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시장조사회사 유고브의 최근 조사서 미국인 4명 중 1명이 점성술을 믿는다고 답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점성술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은 전세계를 전염에 대한 불안과 봉쇄에 대한 공포로 몰아넣었던 코로나19 사태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팬데믹 기간 겪어보지 못한 고립감과 불안함이 많은 이들의 정신 건강 위기로 이어졌고, 그 가운데 점성술을 통해 격동과 불확실성을 해소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미 필라델피아를 기반으로하는 점성가 트레이지 로저스는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분명 지난 10년동안 점성술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것은 맞지만, 팬데믹 이후에 그 추세가 더 뚜렷해졌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그 시간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점성술을 통해 안내받기를 원했다”고 밝혔다.

흔히 서양에서 점성술은 모든 이사람들이 태양과 달 그리고 다른 행성에 기반한 이른바 ‘빅3’라 불리는 별자리를 갖고 있다는 전제에서 시작한다.

태양의 별자리는 개인이 가진 성격의 본질, 달의 별자리는 감정적 행동을 가르키고, 그외 다른 행성의 별자리는 개인이 다른 이들에게 어떻게 인식되는지를 나타낸다. 통상 점성가들은 이를 바탕으로 전체적인 천체의 합과 변화가 사람들의 일상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예측한다.


[게티이미지뱅크]

MZ세대로 대표되는 젊은층들 사이에서 점성술의 인기가 높은 점도 주목된다. 로저스는 “MZ세대의 경우 더욱 자신의 삶에 대한 호기심을 많기, 스스로를 잘 파악하려하는 경향이 짙기 때문에” 유독 점성술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점성술을 찾는 것은 개인의 즐거움, 성취감과 관련이 있지만 과도하게 현실에 대입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스텐 오덴발트 나사(NASA) 천문학자는 “점성술과 천문학 사이에는 갈림길이 있었다”면서 “점성술은 통계적으로 작동하지 않으며, ‘물리학은 틀렸다’는 전제부터 잘못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별과 행성의 위치를 아는 것은 단순하지만, 더 큰 문제는 그것을 인간의 행동과 어떠한 관련이 있는지 해석하는 것”이라면서 “그 둘 사이에 통계적 연관성이 없다”고 거듭 지적했다.

로렌 카셀 유럽대학연구소 교수는 “현재 점성술의 증가는 개인주의적 사고와 과학에 대한 회의론과 관련이 있다”면서도 “점성술을 삶을 이해하는 도구로 사용하는 것은 좋을 수 있지만 과도한 의존은 위험하다”고 조언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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