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 말고 군대 다녀와라, 기다리겠다”…아미에게 BTS는? [BTS페스타]
2023-06-18 05:51


17일 오후 방탄소년단(BTS)의 데뷔 10주년 기념 축제(BTS 10th 애니버서리 페스타)가 열린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전 세계 아미(방탄소년단 팬)들이 모여 BTS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모든 순간이 ‘기적’이었고, 모든 날들이 ‘변화’의 순간이었다. 아미(ARMY)가 되고 난 후, 삶의 순간순간에 소중함이 새겨졌다. 방탄소년단에 아미는 “우리의 영원한 젊음”(‘BTS 페스타@여의도’ 행사 중 불꽃놀이 후 전한 메시지)이었고, 아미에게 방탄소년단은 “삶의 증거”이자, “뜻밖의 행운”(미국 아미 니콜)이었다.

방탄소년단(BTS)의 열 살 생일파티인 ‘BTS 10th 애니버서리 페스타(BTS 10th Anniversary FESTA)’의 마침표를 찍는 오프라인 축제가 지난 17일 오후 12시부터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엔 전 세계에서 찾아온 40만 명의 아미(ARMY)가 몰려들었다. 한국을 비롯해 일본 인도네시아 태국 대만 미국 영국 네덜란드 등 대륙을 초월한 아미들이 이곳으로 결집했다. 피부색도 스타일도 저마다 달랐지만, 이들에게 방탄소년단을 향한 마음과 방탄소년단이 갖는 의미는 하나였다.

일주일 전 미국에서 온 30대 아미 제니(34)는 “2020년 팬데믹 때부터 방탄소년단의 팬이 됐다”며 ‘열혈 아미’를 자처했다. 제니 씨는 “서울에 도착해 ‘BTS 로드’를 찾아가고, 하이브 인사이트 전시에도 다녀왔다”며 “미국에서 BTS는 슈퍼스타다. LA에서 연 ‘퍼미션 투 댄스’ 콘서트와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에도 갔었다”고 말했다. 미국 아미의 ‘서울 여행’은 완벽했다. 제니 씨는 “BTS 페스타를 마치고 일요일엔 브루노 마스 공연에 갔다가 월요일에 돌아간다”며 “방탄소년단 RM이 브루노 마스 공연에 왔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방탄소년단(BTS)의 데뷔 10주년 ‘생일잔치’인 ‘BTS 10th 애니버서리 페스타(BTS 10th Anniversary FESTA)’의 대미를 장식하는 오프라인 축제가 17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열렸다. [사진=고승희 기자]

방탄소년단을 좋아하는 이유는 셀 수도 없었다. “귀여운 외모와 멋진 퍼포먼스”는 기본이고, “마음에 와닿는 노래”는 아미들을 단단히 결속하는 이유였다. 방탄소년단은 언제나 자신들의 이야기를 노래했다. 10대의 꿈과 고민을 노래하고, 20대의 성장통을 담았으며, 시련과 좌절 속에서도 끝끝내 희망을 건져 올렸다.

라스베이거스에서 온 리사(28) 씨는 “방탄소년단은 그들의 경험을 노래하고, 그것을 사람들과 공유하며 관계를 맺는다”며 “단지 춤을 잘 추고, 랩을 잘 하고 노래를 잘하는 스타가 아니라 깊이 있고 의미있는 메시지를 전한다는 점이 특별하다”고 말했다. 제니 씨 역시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면서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이야기를 한다”며 “그 노래들이 깊은 감동을 준다”고 했다. 2013년 방탄소년단이 데뷔했을 때부터 팬이었다는 니콜(29) 씨는 “방탄소년단은 대중과 음악계가 생각하는 아이돌의 스탠다드를 깬 최초의 스타”라며 “멤버들이 직접 만든 음악이 주는 메시지가 정말 놀랍다. 그 이야기가 나이나 국적을 넘어 마음을 울린다”고 말했다.


방탄소년단(BTS)의 데뷔 10주년 ‘생일잔치’인 ‘BTS 10th 애니버서리 페스타(BTS 10th Anniversary FESTA)’의 대미를 장식하는 오프라인 축제가 17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열렸다. [사진=고승희 기자]

방탄소년단을 향한 마음은 세대를 초월했다. 10~20대는 물론 누나, 이모 아미들도 상당했다. 특히 ‘이모 아미’들 중엔 한국과 일본 팬이 많았다. 서울 잠원동에서 온 김민현(47) 씨는 “슈가가 이소라의 노래 ‘신청곡’을 듣고 슈가의 팬이 돼 방탄소년단을 찾아보기 시작했다”며 “방탄소년단은 팬들과의 소통이 세계적인 스타가 된 지금도 변함이 없고, 가식이 없다. 자신들의 마음에 있는 모든 것을 솔직하게 드러내고 공유하는 점이 팬의 입장에선 친근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함께 온 박주은(46) 씨는 “10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활동하며 방탄소년단은 의무적인 소통이 아닌, 예나 지금이나 팬들을 진심으로 대한다”며 “게다가 팬들의 지지를 늘 소중하게 생각하고 고마운 마음을 전해줘 언제나 끈끈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방탄소년단은 멀리서 빛나는 별이 아니었다. 아미 곁으로 가까이 다가온 방탄소년단은 늘 한결같은 친구였고, 긍정적인 영향력을 주는 사람이었다. 네덜란드에서 온 소피아(27) 씨는 “슈퍼스타가 된 지금도 방탄소년단은 언제나 변함없이 겸손하다”며 “방탄소년단의 이야기를 듣고 이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훌륭한 인성이 전해져 좋아하는 팬으로서도 많은 영향을 받는다”고 했다.


17일 오후 방탄소년단(BTS)의 데뷔 10주년 기념 축제(BTS 10th 애니버서리 페스타)가 열린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전 세계 아미(방탄소년단 팬)들이 모여 BTS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연합]

아미가 된 이후 많은 날들에 ‘기적같은 변화’가 찾아왔다. 김민현 씨는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고, 그 기간동안 굉장히 큰 우울감에 시달렸는데 방탄소년단을 만나며 웃음을 되찾게 됐다”고 했고, 박주은 씨는 “갱년기 우울증과 한 번씩 치밀어 오르는 천년의 분노를 한 꺼번에 없애주는 퇴근 후의 활력소”라고 했다. 미국 출신으로 한국에서 영어교사로 일하고 있는 나탈리(30)는 “방탄소년단의 ‘러브 유어셀프(너 자신을 사랑하라)’ 캠페인을 통해 내 삶을 돌아보고 스스로를 사랑하는 방법을 배우게 됐다”며 “나를 사랑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나에 대한 사랑이 타인, 사회를 향한 사랑으로 확장되는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10주년 생일파티에 ‘완전체 BTS’를 만날 수 없다는 아쉬움도 물론 컸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온 카일라(28)는 “한국의 특수한 상황으로 7명을 한 자리에선 볼 수 없지만 이 곳에서 RM을 보고 정국이와 뷔, 슈가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 좋았다. 특히 지금 이곳에서 RM과 같은 공기를 마시고 있다는 것이 너무 행복하다”고 했다. 니콜 씨는 “지난 10년 동안 방탄소년단과 함께 할 수 있어 정말 행복했다”며 “걱정 말고 군대 다녀와라. 여기 이 자리에서 기다리고 있겠다”고 말했다. 소피아 씨는 “모두가 다시 모일 2025년을 기다린다”며 “15주년, 20주년에도 함께 하자”며 미래를 기약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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