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장성 이우시, 위안화 국제화 선봉으로 부상
2023-06-20 17:27


소형 공산품으로 조 단위 매출이 발생하는 중국 저장성 이우시는 달러 자금 조달이 막힌 러시아 무역업자들을 중심으로 위안화의 기축통화화가 상당히 현실화 된 상태다.[로이터 자료사진]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세계 최대의 잡화 도매시장인 중국 저장(浙江)성 이우(義烏)시가 위안화 국제화의 선봉에 서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서방 제재로 달러 조달이 막힌 러시아 상인들이 이곳에서 위안화 무역 결제를 대폭 늘리면서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0일(현지시간) 분석했다.

이우의 양말 수출업자인 존 추는 FT에 “위안화로 대금을 결제하려는 러시아 무역업자들이 늘고 있다는 사실에 가슴이 벅차다”고 말했다.

추는 “모스크바에서 온 손님들이 위챗(중국판 카카오톡)으로 위안화 결제를 한다”며 “저를 비롯해 이우 상인들은 이러한 추세의 수혜자”라고 밝혔다.

7만5000개의 상점이 있는 이우시는 크리스마스 장식부터 장난감, 우산, 연필에 이르기까지 수십억 달러 규모의 거래가 이루어지는 중국의 ‘장신구 타운’으로 유명하다.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이우시의 무역 결제액은 약 565억위안(한화 10조2000억원)으로 2019년 대비 5배 급증했다. 중국 전체 수출에서 달러 결제 비중은 90%가 넘는다. 위안화 결제는 7% 미만이다. 이우에서는 위안화 결제 비율이 12%를 차지하고, 달러 결제 비중은 80%대다.

이는 중국 정부가 위안화를 국제 통화로 만들기 위해 특별 혜택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우시는 중국 내 최초로 개인 사업자가 해외 대규모 거래에서 위안화로 결제할 수 있도록 허가 받은 곳이다. 다른 지역은 무역 결제 연간 한도가 5만달러(약 6400만원)로 제한돼있지만 이우는 제외다.

기존의 법인세 면제와 시장 임대료 탕감 혜택까지 더해지면서 이우의 도매상인들은 구매자에게 위안화 결제를 요청할 수 있는 충분한 협상력을 갖게 됐다.

위안화를 기축통화 지위에 올리고자 하는 중국 정부 입장에서 이우는 바람직한 롤모델이다.

댄 왕 중국 항셍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우는 위안화를 국제 통화로 만들기 위한 중국 정부의 노력에 앞장서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경제 전문가들은 위안화가 완전한 글로벌 통화가 되기엔 장애물이 여전히 산적한 상태라고 지적한다. 제한된 역외 외환보유고와 중국의 엄격한 자본 통제 때문이다.

탄 샤오펀 베이징 베이항대학의 금융학 교수는 “위안화의 글로벌화를 위한 정부의 제도적 지원이 충분히 강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위안화의 글로벌 사용을 촉진하려면 중국이 위안화 환율에 대한 통제권을 포기하고 자본 통제를 완화하여 달러와 마찬가지로 위안화가 자유롭게 유통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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