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사립여대 70% 정원 미달…“女진로·의식변화 부응 못해”
2023-06-21 10:16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123rf]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일본에서 급속한 저출산 속에 사립여자대학의 70%가 지난해 정원 미달을 겪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21일 보도했다.

저출산 지속에 특히 여대가 어려운 건 여성의 진로 다양화나 의식의 변화에 대학이 부응하지 못한 점이 요인으로 꼽힌다.

요미우리가 지난해 5월 기준 일본 전국의 사립 여대 71곳의 입학 정원과 입학자 수를 집계한 결과 69%인 49곳의 입학생이 정원보다 적었다.

정원에 대한 입학자의 비율인 '정원충족율'은 50% 미만이 3곳, 50%~80% 미만이 28곳, 80%~100% 미만이 18곳이었다.

지난해 일본 전체 사립대 가운데 정원을 채우지 못한 학교의 비율은 47.5%(284개교)였다. 여대의 정원 미달 학교 비중(69%)은 전체 평균에 비해 21.5%포인트 높은 것이다.

이처럼 여대가 학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는 주된 요인으로는 저출산이 꼽힌다.

일본의 18세 인구는 1992년에 205만 명에서 작년 112만 명으로 30년간 절반 가까이 줄었다.

학생들이 여대를 지원하지 않는 또 다른 이유는 시대가 변했음에도 전공 분야가 인문학 위주로 한정돼 있어 진로가 불투명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수도권인 사이타마현의 고등학교에 다니는 한 여학생은 요미우리에 "여대도 고려했지만, 법학부가 있는 여대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여대에서 남녀 공학으로 전환하거나, 전공 학부를 늘리는 방식으로 어려움을 타개하는 곳들도 생겨나고 있다.

오사카 인근 효고현 고베신와여대는 고베신와대로 학교 명칭을 변경하고 올해 입학한 신입생부터 남학생의 지원을 허용했다.

그 결과 정원 미달이었던 2021∼2022년과 달리 올해는 지원자가 정원을 웃돌았다. 지원자 중 남성 비율은 34%였다.

교토여대는 올해 데이터사이언스학부를 신설했고, 내년에는 심리공생학부를 만든다. 건축이나 정보과학 분야 학부를 설치하는 여대도 있다.

안도 요시노리 무코가와여대 교수는 대학이 여성의 요구에 맞춰 학부 구성과 교과과정을 바꿔야 한다면서 "대응하지 못하는 대학은 도태될 것"이라고 말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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