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라이벌’ 보시라이의 대집사, 징역15년…90억대 뇌물 수수죄
2023-06-21 11:02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라이벌이었던 보시라이 전 충칭시 서기 [로이터]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대권 경쟁을 벌이다 낙마한 보시라이 전 충칭시 서기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대집사’가 90억원대 뇌물 수수죄로 징역 15년형을 선고받았다.

21일 관영 통신 신화사에 따르면 샤먼시 중급인민법원은 전날 수뢰 혐의로 기소된 쉬밍 전 국가식량국 부국장에 ‘영향력을 이용한 수뢰죄’ 등을 적용, 징역 15년과 벌금 410만위안(약 7억4000만원)을 선고했다. 또한 수수한 뇌물과 이자 등을 추징해 국고에 환수하도록 판결했다.

쉬밍은 지난해 4월 공직 재임 기간 공사 발주와 사업 인허가, 사건 처리, 인사 개입 등을 통해 편의를 제공한 대가로 5120만위안(약 91억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됐다. 2021년 퇴임한 이후에도 사건 무마를 도운 뒤 120만위안(약 2억2천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법원은 “영향력을 행사해 수수한 뇌물의 액수가 많지만, 기소 내용 중 890만위안(약 16억원)은 미수에 그쳤고, 감독기관이 파악하지 못했던 뇌물 건에 대해 자백하고 죄를 뉘우쳐 적극적으로 뇌물을 반환한 정상을 참작해 형을 감경했다”고 밝혔다.

쉬밍은 1995년 공직에 입문한 뒤 국가경제무역위원회 외국인투자처장, 상무부 시장경제체계건설사(司) 종합사장, 국가식량국 부국장 등을 역임했다. 그는 보시라이가 2004년부터 3년간 상무부장으로 재직할 당시 부하로 인연을 맺었고, 2007년 보시라이가 충칭 서기에 오르자 충칭시 비서장을 맡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며 ‘보시라이의 대집사’로 불렸다.

보시라이는 2013년 부패 등의 죄목으로 무기징역형을 선고받기 전까지 차기 대권을 놓고 시진핑 국가주석과 치열하게 경쟁한 정치적 라이벌이다.

한편 중국 정부는 시진핑 주석 집권 3기 첫해를 맞아 반(反)부패 드라이브의 고삐를 바짝 죄는 모양새다. 3연임을 확정한 시 주석이 1인 체제를 공고화하기 위한 작업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3월에는 정훙 전 충칭시 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주임이 심각한 기율 및 법률 위반 혐의로 기율·감찰위 조사 대상에 올라 낙마했다. 현지 매체는 2018년 1월 퇴직한 그가 은퇴한 지 5년여가 지난 뒤 뒤늦게 사정 대상에 오르자, 그가 보시라이를 비롯해 유력 차기 지도자로 거론되다 낙마한 쑨정차이 전 충칭 서기와도 ‘업무적 교집합’이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쑨정차이는 2017년 10월 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 직전 돌연 당 중앙위원에서 해임되고, 당적과 공직 박탈 처분이 내려졌다. 이어 1억7000만위안(약 323억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돼 2018년 5월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보시라이의 정치적 기반으로 여겨진 랴오닝성에서도 2021년부터 2년간 전·현직 공안청장 5명을 포함해 7명의 고위 관료가 줄줄이 낙마하는 등 사정 한파가 매섭게 몰아치기도 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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