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장기 미인정결석 학생 전수조사 결과. [자료=교육부]
[헤럴드경제=박혜원 기자] 전국 장기결석 학생 중 59명에게서 아동학대 의심정황이 발견됐다. 올초 인천 초등학생 학대 사망사건을 계기로 진행된 이번 조사를 통해 정부는 향후 장기결석 학생에 대한 점검을 정례화하고 유관기관 협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23일 교육부, 보건복지부, 경찰청은 관계부처 합동으로 ‘장기 미인정결석 학생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지난 3월 한 달 동안 7일 이상 장기 미인정결석 상태인 유치원·초등학교·중학교·특수학교 학생이다.
앞서 올 2월 홈스쿨링을 이유로 지난해 11월부터 학교에 나오지 않던 인천의 한 초등학교 5학년이 부모 학대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학교에선 지침에 따라 유선으로 수차례 아동의 안전을 확인했으나 아동학대 정황을 발견하지 못했다. 이번 조사는 교육현장에서 지침을 준수했음에도 아동학대 정황 발견에 사각지대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진행됐다.
조사에 따르면 해당 기간 장기 미인정결석 학생은 총 6871명으로 나타났다. 학급별로는 초등학생이 4053명(59%)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중학생 2813명(41%), 유치원생 5명 순이었다. 주요 사유는 대안교육 이수, 가정 내 학습(홈스쿨링), 학교 부적응 등이다.
장기 미인정결석 학생을 대상으로 대면관찰 등을 진행한 결과, 59명에게서 아동학대 이상징후가 발견되면서 신고 및 수사·의뢰 연계 조치했다. 이중 20건은 수사가 진행돼 4건은 송치됐으며 16건은 수사 중이다. 나머지 39건은 범죄정황이 발견되지 않아 수사가 진행되지 않았다.
장기 미인정결석 학생 대상 유관기관 협력 방안. [자료=교육부]
이밖에 학대 피해학생을 비롯해 지원이 필요한 위기학생에 대해서는 교육청·지자체를 통해 총 1943건에 교육·복지 등 서비스를 지원했다. 학대 정황이 포착되지 않았으나 발달상 지원이 필요한 경우에도 서비스를 연계했다. 유형별로 심리·정서지원 1475건, 경제적 지원 171건, 교육·학습 지원 167건, 사례관리·서비스 지원 37건 등이 이뤄졌다. 특히 수사가 진행 중인 20명에 대해선 위기요인별 맞춤형 지원으로 아동보호전문기관 사례관리, 교내 위(Wee) 클래스상담, 교사 가정방문 수업지원, 병원 연계 등을 실시했다.
향후 장기 미인정결석 학생에 대한 점검도 올해 12월부터 연2회로 정례화한다는 계획이다. 교외체험학습, 질병 등 사유라도 다양한 결석이 지속·반복된다면 대면관찰을 의무적으로 실시한다. 교사 신변위협 우려가 있거나 아동학대가 의심되는 경우 필요에 따라 지자체·경찰이 공동 가정방문에 협조한다. 또 집중관리 대상자로 지정되면 세부 결석이력 관리를 통해 아동학대 위기 징후가 있는지 모니터링을 강화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소재·안전 불분명, 자살 관심군 등의 사유로 교육청이 지정한 집중관리 대상자는 전국 1924명이다.
아동학대 피해학생에 대한 지원도 강화할 예정이다. 학습권 보장을 우선으로 한다. 지자체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치료·심리상담 등 사례관리를 실시하는 한편 학교·교육청 학습지원, 비밀전학 등을 지원한다. 지자체 ‘아동학대 대응 정보연계협의체’에 교육청이 참여해 유관기관과 협력을 도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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