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앤에프도 도전...국내 음극재 시장 커진다
2023-06-23 11:29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며 국내 소재·배터리 기업들이 앞다퉈 음극재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비중국산 음극재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는 가운데 시장의 약 96%를 장악하고 있는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서다.

국내 양극재 제조업체인 엘앤에프는 23일 일본 미쓰비시케미컬그룹과 손잡고 음극재 시장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엘앤에프는 음극재 시장이 커지자 이 분야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음극재 원천 기술력을 보유한 미쓰비시케미컬과 국내에 생산라인을 구축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투자 규모, 협력 방식 등은 미정이다.

미쓰비시케미컬은 중국 베이터뤼(BTR), 즈천과기(Zichen), 산산과기(ShanShan), 국내 포스코퓨처엠 등과 함께 주요 음극재 기업으로 꼽힌다.

음극재는 양극재, 분리막, 전해액과 함께 배터리를 구성하는 4대 핵심 소재다. 배터리의 충전 속도와 수명을 결정하는 역할을 한다. 주원료는 천연흑연·인조흑연 등이다. 미쓰비시케미컬은 천연흑연을 활용하면서 팽창을 억제해 충·방전 수명을 극복하는 기술을 보유했다. 엘앤에프는 이 기술을 활용할 계획이다.

엘앤에프가 음극재 시장에 뛰어든 것은 비중국산 음극재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서다. 음극재는 배터리 원가의 14%가량을 담당하는 핵심 소재다. 양극재(약 35%)보다 비중이 작지만, 중국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 국산화가 더 시급한 소재로 꼽힌다.

시장조사업체 ICCSINO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은 전 세계 음극재 생산량(147만t)의 96%를 차지하고 있다. 주원료인 흑연의 채굴 및 가공이 주로 중국에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양극재는 에코프로, 포스코, LG화학 등 국내 업체를 비롯해 일본 및 중국 업체들이 시장에 다수 포진해 있어 상대적으로 공급망 안정성이 높다. 반면 음극재는 세계 10위권을 대부분 중국 업체가 장악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포스코퓨처엠이 유일하게 흑연계 음극재를 생산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현재 포스코퓨처엠은 세종 2곳(7만4000t, 천연흑연), 포항 1곳(8000t, 인조흑연) 총 3곳에서 연 8만2000t의 음극재를 생산한다. 포스코퓨처엠은 이를 2030년 32만t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1만t 규모의 인조흑연 2단계 공장을 증설하고, 포항에 인조흑연 음극재 생산공장도 추가로 건설할 계획이다.

차세대 음극재로 꼽히는 ‘실리콘 음극재’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실리콘 음극재는 흑연계 음극재보다 고용량·고출력의 성능을 갖고 있어 차세대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대주전자, 한솔케미칼 등이 실리콘 음극재 생산을 확대 중이다. LG화학, SKC 등도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포스코그룹은 지난달 SKC와 흑연계 음극재 대비 에너지 밀도가 10배 수준인 ‘리튬메탈 음극재’ 개발에도 나서겠다고 밝혔다. 또 롯데케미칼은 미국 스타트업 소일렉트와 손잡고, 2025년까지 미국에 GWh급 리튬메탈 음극재 생산시설 구축을 검토 중이다.

배터리사들도 음극재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호주 배터리 소재·장비 기업인 노보닉스와 인조흑연을 공동 개발한다고 밝혔다. SK온도 5월 웨스트워터 리소스와 배터리 음극재 공동개발 협약을 체결했다. 올 초에는 우르빅스와도 음극재 공동개발협약을 발표했다.

김지윤 기자



jiy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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