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 2분기 적자 끝, 반등 신호탄? 실적 회복 기대감↑ [비즈360]
2023-06-25 08:18


LG화학 여수공장 용성단지 전경. [LG화학 제공]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위축으로 불황을 겪어온 석유화학업계가 2분기 실적 회복 가능성이 제기된다. 전반적인 업황 반등 속도는 더디지만 원가 하락, 수요 회복 등의 영향으로 실적 개선 흐름은 가시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든 주요 석유화학업체가 2분기 선방할 것이라는 관측이 증권가를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우선 LG화학 석유화학 부문은 올해 2분기 100억~300억원대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추산된다. 전체 매출 규모와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지만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각각 1660억원, 508억원의 영업손실로 적자를 냈던 것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폴리염화비닐(PVC), 고부가합성수지(ABS) 등 고부가 제품을 중심으로 수익성이 개선된 영향이라고 이진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설명했다.

롯데케미칼도 4개 분기 연속 적자를 끝내고 2분기에는 흑자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케미칼의 2분기 실적 컨센서스(기대치)는 매출 54조5790억원, 영업이익 748억원으로 집계됐다. 1분기 영업손실이 262억원으로 작년 4분기 4000억원대에서 급감한 데 이은 긍정적인 신호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실적이 2분기부터 반영되는 영향도 있지만 실적 흐름이 개선되고 있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금호석유화학과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의 경우 2분기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소폭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호석유화학은 1분기 1302억원에서 2분기 1113억원으로,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도 같은 기간 337억원에서 200억원으로 감소할 것으로 증권가는 예상하고 있다.

다만 양사의 이러한 실적은 시황을 고려했을 때 비교적 선방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전방 수요의 제한적 개선과 판가 약세 속에서도 수익성이 나쁘지 않았다는 것이다.

경기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지만 석화업계의 짙었던 불황이 어느 정도는 사그라들고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아직은 부진한 석유화학 제품 스프레드(제품가격에서 원료비를 뺀 값)나 중국을 중심으로 하는 증설 부담 등은 여전히 리스크지만 불확실성은 정점을 지났다는 것이다. 이에 하반기에는 점진적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는 분위기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 2년간의 삼중고가 하나씩 소멸하고 있다”며 “글로벌 공급망과 생산도 정상으로 회귀하고 있고 중국의 에틸렌 증설 사이클도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최악의 경영 환경이 개선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미·중 회담으로 양국이 관계 개선을 위한 대화의 물꼬를 텄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석화업계에는 긍정적인 요소다. 미국 및 동맹국으로의 중국 석유화학 제품 수출이 회복되면 우리나라의 중국향 고부가 소재 수출도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생산 석유화학 제품의 55%는 수출되는데 대중국 비중은 38%에 달한다. 중국 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그만큼 높다는 의미다. 이에 미중 관계 회복으로 대규모 수요가 창출될 경우 우리 석화업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롯데케미칼 여수 공장. [롯데케미칼 제공]

반면 석화업계 안정적 시황 회복까지 상단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각사가 사업 효율화 등을 통해 위기 상황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은 여전하다. 범용 제품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스페셜티 제품을 확대하는 등 사업 전략 수정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실제 석화기업들은 범용 사업 중 일부를 매각하거나 전기차 소재 등 신사업을 추진하는 등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SKC는 기초 화학원료인 폴리올을 제조·판매하는 자회사 SK피유코어의 매각을 검토하고 있고 롯데케미칼도 고순도테레프탈산(PTA)을 생산·판매하는 파키스탄 자회사의 보유지분(75%) 전량을 현지 업체에 넘길 계획이다. LG화학의 경우 사업 철수, 인력 재배치 등을 직접 언급하며 한계 사업에 대해 구조조정을 예고하기도 했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석유화학 시황은 2024~2026년 회복될 전망이나 전기차 확대에 따른 원유 수요의 구조적 변화로 2020년대 후반에 진입할수록 원유의 화학제품 활용이 확대될 것”이라며 “석유·정유업체의 화학 설비 확대 및 기존 화학사업에 대한 효율화가 필요해지면서 향후 4년간 인수·합병(M&A)이나 사업 효율화 유인이 커질 것”이라고 했다.




eh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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