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쪽샘 신라 공주묘서 ‘비단벌레 꽃잎장식’ 발견
2023-07-04 11:25


비단벌레 꽃잎장식 직물 말다래 재현품

금록색 광택이 나 신라 고분 중에서도 최상급 무덤에서만 출토됐던 비단벌레 장식이 처음으로 새로운 형태로 수십 점이 출토됐다.

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4일 쪽샘지구 신라고분 44호 돌무지덧널무덤(적석목곽묘) 정밀 발굴조사 결과 비단벌레 꽃잎장식 직물 말다래와 금동제 장신구에 사용되었던 직물, 피장자의 특이한 머리 꾸밈새 등을 새롭게 확인했다.

쪽샘지구 신라고분 44호는 신라시대 어린 공주의 무덤으로, 지난 2014년부터 10여년간 정밀 발굴조사를 진행, 지난 달 30일 끝났다. 이곳에서 출토된 말다래는 말 탄 사람 다리에 흙이 튀지 않도록 안장 밑에 늘어뜨리는 판으로, 그간 천마총에서 자작나무 껍질(백화수피)로 만들어진 것만 발견됐다. 하지만 이번 정밀 발굴조사를 통해 비단벌레 꽃잎장식로 직물로 꾸며진 말다래를 처음으로 확인했다.

조사분석팀은 지난 2020년 발굴조사에서 주인공의 머리맡에 마련된 부장 공간에서 수백 점이 확인된 비단벌레 금동장식에 대한 오랜 기간의 분석·연구 끝에 비단벌레 날개로 장식한 죽제(竹製) 직물 말다래의 일부임을 확인했다.

말다래는 대나무살을 엮어서 만든 바탕 틀에다 내면(마직물 1장)과 외면(마직물, 견직물 등 3장)에 직물을 덧대고 그 위에 비단벌레 날개로 만든 금동 심엽형(心葉形, 나뭇잎 모양) 장식과 금동 영락(瓔珞, 달개) 장식, 금동 대(帶) 등을 배치했다. 1점의 영락 장식에 4점의 심엽형 장식이 결합해 꽃잎 모양을 구성했고, 이런 꽃잎 모양 50개가 말다래에 각각 부착돼 당시 찬란했던 신라 공예기술의 진면목을 엿볼 수 있었다.

또한 금동관 주변에서 폭 5㎝의 유기물 다발과 다발을 감싸고 있는 직물흔이 발견됐다. 분석 결과 유기물 다발은 무덤 주인의 머리카락으로, 머리카락 여러 가닥을 한 데 묶은 머리 모양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밖에도 금동관, 금동신발, 말띠꾸미개 등 금동제품에 사용되었던 직물도 발견됐다. 무덤 주인은 130㎝ 내외의 키에 10세 전후 신라 왕실 여성, 공주로 추정됐다. 함영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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