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때문에 힘들었는데 단비” 석화업계 ‘나프타 무관세’ 연장에 ‘환영’ [비즈360]
2023-07-07 10:15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전경. [롯데케미칼 제공]

[헤럴드경제=양대근·한영대 기자] 정부가 연말까지 나프타(납사) 수입 전량과 나프타 제조용 원유 1억 배럴에 대한 무관세를 연장 적용하기로 결정하면서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일제히 환영의 뜻을 표했다. 이번 조치가 최악의 업황을 타개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반면 중국 등 주요 경쟁국들이 ‘나프타 무관세’ 정책을 통해 석화산업을 빠르게 키워가고 있어, 한국도 이에 대한 근본적인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7일 정광하 한국석유화학협회 본부장은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국내 석화업체들이 올해 1분기 모두 실적이 악화된 상황에서 정부의 무관세 조치는 수출 및 물가 안정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환영하면서도 “글로벌 석화 시황의 확실한 반등시기를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추후에도 무관세 연장 조치가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석화업계 고위 관계자도 “업계가 전반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조치”라면서 “하반기에는 업황 개선과 함께 실적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합성섬유·고무·플라스틱 등에 쓰이는 나프타는 전체 석화 제품가격 가운데 약 70%를 차지하며, ‘산업의 쌀’로도 통한다. 나프타와 나프타 제조용 원유에는 0.5%의 관세율이 적용된다. 석화업계의 급격한 시황 악화로 정부가 한시적으로 6월말까지 관세를 면제했지만, 7월부터는 0.5% 관세가 다시 적용되려는 상황이었다.

기획재정부는 이번 조치와 관련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러시아산 수입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석화 기업들의 원가 부담이 크게 늘어났다”면서 “경쟁국인 중국·인도·중동 국가들은 최근 생산설비를 크게 증설하고 있어 우리 기업들의 수출경쟁력이 위협받고 있는데 이러한 상황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나프타와 나프타 제조용 원유 관세율을 인하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작년부터 이어지는 국내 석화업계의 불황은 글로벌 경기침체와 중국발 공급과잉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러한 불황 여파로 국내 석화 제품 마진은 현재까지도 손익분기점인 t당 300달러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국내 석화 기업들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률은 1.8%에 그쳤다.

중국과 인도 등의 경쟁기업들이 국가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석화산업을 키우는 것에 대해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다른 석화업계 관계자는 “현행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에서 플라스틱을 화학적으로 재활용해 생산된 열분해유를 석유 대체 원료나 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규정이 없어 석화 업체들이 규제 샌드박스 등을 이용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면서 “아울러 연구개발(R&D)에 대한 세액공제 확대도 절실한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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