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연이틀 담화에서 우리 쪽을 '남조선'이 아닌 '대한민국'이라고 언급해 주목된다.

김 부부장은 10~11일 발표한 담화 두 건에서 미 공군의 정찰 활동을 비난하는 동시에 정당성을 주장한 우리 측을 향해 '대한민국'을 언급했다.

지난 10일 담화에선 "《대한민국》의 합동참모본부", "《대한민국》족속" 등 문구, 11일 새벽 담화에선 "《대한민국》의 군부"라는 식의 표현을 썼다.

여기에는 의도가 담겨있는 것으로 보인다. 강조의 의미를 담는 용도인 '겹화살괄호'(《》)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북한은 그간 우리 측을 '남조선', 비난할 때는 '남조선 괴뢰' 등으로 표현해왔다.

김 부부장이 김정은 국무위언장의 위임을 받아 발표한 담화에서 직접 대한민국 표현을 쓰는 건 북한이 이제 우리 측을 '별개 국가'로 보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한반도 정세 악화와 대남·대미 협상 전망이 어두워지면서 북한의 정책이 '적대적 공존'에 쏠린 '두 개의 한국'(Two-Korea) 정책으로 변화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다.

북한은 지난 1일에도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측의 방북 계획에 대해 불허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이를 대남 기구가 아닌 외무성을 발표 주체로 내세웠다.

이때도 우리 측을 통일을 지향하는 특수관계가 아닌 '국가 대 국가'의 관계로 보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그간 현대측은 아태평화위와 접촉해 방북을 위한 초청장을 받고, 통일부로부터 이를 승인받으면 방북할 수 있었다. 이런 방식이 더는 유효하지 않음을 북한이 공식화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