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 방문한 첫 대통령…尹, 젤렌스키 요청에 고심 끝 ‘결심’
2023-07-17 08:10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서 국빈급 공식 방문 일정을 마치고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5일(현지시간) 키이우 인근의 이르핀 민가 폭격 현장을 방문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어 인도적 구호품을 포함한 지원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연합]

[헤럴드경제(바르샤바)=정윤희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이번 우크라이나 방문으로 ‘전장에 방문한 대한민국 첫 대통령’으로 기록됐다. 앞서 박정희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 등이 우리나라 파병지를 방문한 적이 있었지만 전쟁 중인 국가의 수도에 방문한 것은 윤 대통령이 처음이다. 아시아 국가 정상 중에서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에 이어 3번째기도 하다.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를 극비리에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안보·재정·재건 지원 확대 등을 포함한 ‘우크라이나 평화 연대 이니셔티브’를 추진키로 했다.

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은 지난 10일부터 진행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정상회의 참석 및 폴란드 공식 방문 등 순방 막판에 이뤄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향해 출발하기 직전인 지난 14일(현지시간) 현지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얼마 전에 저희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방문 초청이 있었고, 저희가 인근 국가(우크라이나)에 방문을 하게 됐다”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정상회의 순방을 준비하면서 오래 전에 양자 방문에 대해서 초청을 받았고 고민을 오래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전시 상황에서의 협력 문제, 그리고 향후 폴란드를 포함한 재건 과정에서의 협력 문제, 구체적으로 별도로 논의할 사항이 많이 식별돼서 이번에 회담이 필요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대통령 관저인 마린스키궁에서 한-우크라이나 정상회담 공동 언론발표를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연합]

윤 대통령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방문 요청은 지속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5월 방한한 올레나 젤렌스카 우크라이나 영부인이 전한 친서를 통해 초청 요청을 전달한 이후, 닷새 뒤인 5월21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열린 한-우크라이나 정상회담에서도 초청 의사를 전달했다. 우크라이나의 초청 대상에는 윤 대통령 뿐만 아니라 김건희 여사도 포함됐다.

이에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순방 준비를 해왔다. 다만, 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 사실은 순방 기자단 뿐만 아니라 비서실 직원들에게도 막판까지 철통 보안을 유지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상대국 정상이 정중하게 방문 초청을 하는 것은 지금 국제사회의 초미의 과제인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서 대한민국의 역할에 대한 기대가 깔려있는 것”이라며 “그것을 담은 요청이라고 받아들였다”고 했다.

이어 “경호와 안전 문제, 방문 필요성 문제를 놓고 당연히 고심 끝에 입장을 정하고 대통령께서 결심하셔서 방문하게 됐다”고 했다.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서 국빈급 공식 방문 일정을 마치고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5일(현지시간) 키이우 전사자 추모의 벽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

이 관계자는 또, “이번에 나토 정상회의에 갔을 때 저희가 양자회담을 13개, 굉장히 많이 했는데 사실 한 번도 빼지 않고 우크라이나와 관련된 논의, 우크라이나와 관련된 대한민국의 기여와 역할에 대한 (상대국의) 기대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현재 G7 개국 정상은 모두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상태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우크라이나 전쟁 1주년을 앞두고 지난 2월20일 키이우를 전격 방문했고, 기시다 총리는 지난 3월21일 젤렌스키 대통령의 초청으로 키이우를 찾았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개전 초기인 지난해 5월 이르핀을 방문한데 이어, 올해 6월 키이우를 다시 방문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지난해 6월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함께 우크라이나를 방문했다.



yun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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