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방 효과’ 못 누린 尹…긍·부정평가 1위 모두 ‘외교’ [용산실록]
2023-07-21 16:05


윤석열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빌뉴스 나토 정상회의장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 및 파트너국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전 도어스테핑(기자 문답)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30%대 초반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주 리투아니아·폴란드·우크라이나 순방을 다녀오며 각종 안보·경제외교 성과를 이끌어냈지만, 순방기간 막판 ‘역대급’ 피해가 발생한 집중호우 등이 겹치며 ‘순방 효과’를 상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윤 대통령은 내달 미국에서 북핵 3각 공조 강화를 위한 한미일 3국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21일 한국갤럽에 따르면, 지난 18~20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 평가를 조사한 결과 긍정평가는 33%, 부정평가는 58%로 각각 나타났다. 직전 조사(7월 11~13일)와 비교해 긍·부정평가 모두 1%포인트(p)씩 상승한 것이다. ‘어느 쪽도 아니다’라는 응답은 2%, 모름 또는 응답을 거절한 경우는 7%로 나타났다.

긍정평가와 부정평가 모두 가장 큰 이유로 ‘외교’가 꼽혔다. 구체적으로 긍정평가 이유는 ▷외교(32%) ▷국방/안보, 결단력/추진력/뚝심(이상 6%) ▷노조 대응, 주관/소신(이상 4%) ▷경제/민생, 변화/쇄신, 전반적으로 잘한다(이상 3%) 순으로 나타났다.

부정평가 이유는 ▷외교(12%) ▷경제/민생/물가(9%) ▷독단적/일방적(8%) ▷소통 미흡, 재난 대응(이상 7%) ▷전반적으로 잘못한다(6%) ▷경험·자질부족/무능함(5%)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4%) ▷통합·협치 부족(3%) 등의 순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빌뉴스 나토 정상회의장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 및 파트너국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

한국갤럽은 “대통령 직무 평가 수치는 사실상 지난주와 변함없고, 긍정평가 이유도 마찬가지”라며 “부정 평가자들이 꼽은 이유에서는 재난, 민생 대응 관련 내용이 부상하고 후쿠시마 방류 비중은 줄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리투아니아, 폴란드 순방길에 나선 윤 대통령은 귀국 직전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방문했는데, 당시 국내에선 청주 오송 지하차도 침수 사고 등 전국 각지에서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가 속출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사의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3.1%p이며 100%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4.9%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리투아니아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빌뉴스 한 호텔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

윤 대통령은 지난 11~12일 이틀간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 아시아태평양 파트너국 정상 자격으로 참석해 숨 가쁜 정상외교 일정을 소화했다.

윤 대통령은 옌스 스톨덴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과 만나 ‘개별 맞춤형 파트너십 프로그램(ITPP)’을 맺고 한-나토 간 안보협력을 강화하고, 아태 파트너국 AP4(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정상회동을 통해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강하게 규탄하고 국제사회의 대북 공조 강화를 요청했다.

또, 노르웨이, 네덜란드, 뉴질랜드, 헝가리 등 13개국 정상들과 개별 양자회담을 이어가며 각국별 맞춤형 협력방안을 논의하는가 하면 2030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외교 활동을 전개했다.

윤 대통령은 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을 갖고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해양 방류와 관련해 ▷방류 전 과정 모니터링 정보 실시간 공유 ▷방류 점검 과정에 한국 전문가 참여 ▷방사성 물질 기준치 초과시 즉각 방류 중단 및 정보 공유 등을 요구했다.


폴란드를 공식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바르샤바 대통령궁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함께 손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

윤 대통령은 이어 12일 폴란드로 이동해 한-폴란드 정상회담을 갖고 우크라이나 재건협력과 폴란드의 한국산 무기 추가 도입 등에 대해 논의했다.

또, 양국 기업·기관간 배터리, 미래차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11건, 원전·수소·친환경 에너지 등 분야에서 13건, 금융·관광 등 서비스 분야에서 9건 등 총 33건의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에는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극비리에 전격 방문키도 했다. 윤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안보·인도·재건지원을 포괄하는 ‘우크라이나 평화 연대 이니셔티브’를 추진하고 올해 더 큰 규모로 군수물자를 지원키로 했다.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서 국빈급 공식 방문 일정을 마치고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5일(현지시간) 키이우 인근의 이르핀 민가 폭격 현장을 방문하고 있다. [연합]

17일 새벽 귀국한 윤 대통령은 한국 도착 3시간 만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는 등 이번주 내내 집중호우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7일 중대본 회의 직후 경북 예천의 산사태 현장을 찾는가 하면, 18일에는 충남 공주와 논산을 찾아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수재민들을 위로했다. 이틀 연속 수해 현장 방문이었다.

이어 19일에는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입은 경북 예천군과 충남 공주시 등 13곳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이례적으로 빠른 특별재난지역 선포다. 특별재난지역이 되면 재난으로 인한 복구비용 일부를 국비로 지원받을 수 있다. 주민 사망·실종 시 1인당 2000만원의 재난지원금도 지급된다. 또한 해당 지역 주민들은 전기·통신·도시가스요금과 건강보험료도 감면받을 수 있고, 국세·지방세 납부에서도 제외된다.


집중호우 피해 현장 방문에 나선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충남 공주시 탄천면 비닐하우스 농가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

윤 대통령은 20일에는 경북 예천에서 산사태 실종자를 수색하던 중 급류에 흽쓸려 사망한 고(故) 채수근 일병에 대해 “순직을 진심으로 애도한다”며 “유가족분들과, 전우를 잃은 해병대 장병 여러분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는 메시지를 냈다.

그러면서 “정부는 사고 원인을 철저히 조사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故 채수근 일병에게는 국가유공자로서 최대한의 예우를 갖추도록 하겠다”고 했다.


집중호우 피해 현장 방문에 나선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충남 논산시 성동면 화정리 수박 재배 농가를 찾아 출하를 앞두고 수해를 입은 비닐하우스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



yun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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