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보균 “출판진흥원 감사”vs 출협 “무능력한 장관 해임”…갈등 격화
2023-07-25 08:15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4일 서울 용산구 서계동 국립극단에서 열린 K-북 비전 관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대한출판문화협회(이하 출협)에 대해 지난 5년간 서울국제도서전 수익금 내역을 누락했다며 관련 감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힌 가운데 출협은 이를 정면 반박하며 박 장관의 해임을 촉구하고 나섰다. 정부와 출협 간의 갈등이 커지는 모양새다.

25일 출판업계에 따르면, 출협은 전날 입장문을 통해 "대한출판문화협회는 보조금 정산을 규정에 따라 정산 완료 및 회계 검사를 통해 필요한 자료를 모두 제출했고, 정산 완료 확정 통보 공문을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으로부터 수령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협회는 협회의 회계 시스템과 감사 시스템에 따라서 자체적으로 운영되는 기관으로 외부감사 기업법 수준의 감사를 이미 독립적으로 받고 있다"며 "정부의 보조금 사용 내역에 대한 부분 이외에, 박 장관이 숨겼다고 하는 내용도 별도의 독자적인 방식과 절차에 따라 투명하고 공개적으로 관리되고 회원들의 이사회의와 총회에 투명하게 절차에 따라 보고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국제도서전 수익금의 초과 이익 국고 반납 의무가 있는데 출협이 이행하고 있지 않다는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출협은 "서울국제도서전은 국가행사가 아닌 민간의 행사이고, 이 행사에 일부 국고보조금을 지급하면서 '수익금의 초과 이익은 국고에 반납하라는 의무'를 부과한 사실도 없다"며 "그런데도 수익금의 상세 내역을 제공하지 않았다면서 이를 의무 위반으로 규정하고, '치명적인 도덕적, 재정적 탈선이 의심된다'고 발표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출협이 주최한 행사에서 예상보다 수익이 더 생긴 것 자체가 문제이며, 그 모든 것을 정부에 알려야 한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며, 그러한 요구 자체를 문체부가 한 적도 서울국제도서전 행사 26년 동안 한 번도 없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밝혀둔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자기가 맡은 일의 역사와 중요도를 전혀 판단할 능력도 없는 장관은 해임해야 마땅하다"며 박 장관의 해임을 공식 요구했다.

앞서 박 장관은 전날 서울 용산구 문체부 서울사무소에서 연 간담회에서 "출협의 회계처리를 들여다본 결과 서울국제도서전의 수익금 상세 내역 누락 등 한심한 탈선 행태가 발견됐다"고 말했다.

문체부에 따르면, 출협이 서울국제도서전의 수익금 초과 이익 국고 반납 의무 등 기본적인 회계 처리를 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문체부는 제출한 수익금 내역에서 지워진 상당 부분이 해외 참가 기관으로부터 받은 참가비로 밝혀졌으며, 출협은 감사 전까지 이를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박 장관은 "이런 의혹 뒤에 출협과 출판진흥원의 묵시적인 담합이 있었는지, 이권 카르텔적 요인이 작동했는지를 면밀히 추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사 결과 보조금법 등 실정법 위반 혐의가 밝혀지면 출협 책임자에 대해 관계 당국에 수사 의뢰를 할 것"이라며 "출판진흥원에 대해서도 정산 업무 소홀에 대한 감독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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