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밀수, 대형화 추세 ‘심각’…건당 적발량 1kg 넘어서
2023-07-25 15:00


마약밀수 연도별·경로별 비중(관세청)

[헤럴드경제(대전)= 이권형기자] 관세청은 25일 고광효 관세청장이 참석한 가운데 인천공항 제1터미널 3층 출국장에서 이 같은 내용의 ‘2023년 상반기 마약류 밀수단속 동향’을 발표하고, 마약밀수 예방 현장 캠페인도 실시했다.

올해 상반기 총 325건, 329kg 상당의 마약류를 국경 반입단계에서 적발해 일평균 2건에 가까운 마약밀수 시도를 차단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하면 적발 ‘건수’는 다소 감소한 반면 ‘중량’은 증가해 동기 대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적발 중량의 증가는 ‘kg 단위(1kg 이상)’ 대형밀수 증가에 크게 기인한 것으로, 특히 올해 들어서는 건당 적발량이 1kg을 넘어섰다.

이는 해외에 비해 훨씬 높게 형성된 국내 마약가격에 따른 높은 밀수유인의 존재와 함께,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마약수요로 인해 큰 규모의 밀수시도가 증가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주요 밀수경로는 국제우편165kg(50%)·149건(46%), 특송화물 86kg(26%)·92건(28%), 여행자 66kg(20%)·81건(25%), 일반화물12kg(4%)·3건(1%) 순 이였다.

건수를 기준으로 할 경우 여행자 마약밀수 증가세가 뚜렷하며, 기존의 비대면 밀수경로인 국제우편·특송화물 적발 건수는 감소 추세를 보였다.

코로나를 계기로 국제우편·특송화물을 통한 비대면 방식으로 집중됐던 마약밀수 경로가 여행자 대면밀수 방식으로 점차 전환되고 있는 것으로, 코로나 이전의 밀수형태로 회귀하는 양상을 보였다.

주요 마약류는 필로폰 140kg(43%)·69건16%, 대마 83kg(25%)·103건(24%), 케타민 24kg(7%)·30건(7%), 합성대마 21kg(6%)·37건(9%), MDMA 12kg(4%)·45건(11%) 등 순 이였다.

필로폰 등 주요 마약류뿐 아니라 젊은 층을 중심으로 ‘클럽용 마약’이라 불리는 MDMA·케타민과, 야바(YABA) 등 외국인노동자의 수요가 많은 마약류의 적발 중량 역시 지속적인 증가 추세에 있다.

이는 최근 사회 전반적인 수요저변 확대에 따라 상대적으로 투약이 용이한 마약류(알약 형태의 MDMA·야바 등)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으며, 또한 코로나 이후 비대면 밀수 증가와 맞물려 다크웹 등 음성적 온라인 거래를 통해 젊은 층의 접근이 용이한 점도 함께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출발국은 미국 80kg(24%)·105건(31%), 태국 80kg(24%)·40건(12%), 라오스 39kg(12%)·11건(3%), 베트남 32kg(10%)·54건(16%), 중국 19kg(6%)·17건(5%) 등 순 이였다. 주요 마약류 출발국별 적발 중량이 전반적인 증가세였으며, 특히 동남아 국가들로부터의 밀수 적발량 증가가 두드러졌다.

올해 상반기 진행된 한-태 양국간 마약밀수 합동단속 작전(작전명: 사이렌 Ⅱ, 2023.3~6월)에 따른 글로벌 마약 공급망 차단의 영향과 함께, 동남아 국가가 주요 출발국인 마약류의 적발량 증가에 따른 결과다.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마약밀수에 점증하는 마약밀수에 대응키 위해 관세청은 해외 관세당국과의 지속적인 협력을 통해 합동단속 등 국제공조 활동 역시 활발히 진행해왔다.

먼저, 국내에서의 밀수단속에 그치지 않고 주요 마약류 출발국과 합동단속을 실시함으로써, 세관직원을 직접 해외로 파견하여 국내로의 밀반입 시도를 사전차단하는 방식으로 국제 마약단속 패러다임을 전환 중이다.

또한, 해외 마약 수사기관과의 공조수사를 한층 강화해 국제 통제배달을 통해 올해 상반기 총 12건의 마약밀수를 성공적으로 검거했는데, 지난해의 공조 건수를 이미 넘어선 것일 뿐 아니라 미국으로 한정돼 있던 공조국의 범위가 독일·중국 등으로 확장된 것으로, 그간 관세청이 국제 마약밀수 단속망 구축을 위해 노력해온 성과다.

관세청은 25일부터 오는 8월 31일까지 전국 주요 공항세관을 중심으로 출국 여행객 등을 대상으로 마약류 밀반입 예방 캠페인을 진행한다.

이번 캠페인은 코로나 엔데믹 이후 첫 여름 휴가철을 맞아 해외에서의 마약류 구매·반입 위험성에 대한 국민 경각심을 제고키 위해 마련했으며 지난해와 동일하게 마약으로부터 나를 지키는 4가지 방법(약칭 ‘마약-나뽀4’)이라는 주제로 진행한다.

캠페인 첫날인 25일, 관세청은 인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에서 일상 속 마약의 위험성을 알리는 각종 체험형 부스를 운영하고 마약탐지견 시범 행사 등을 진행했다.

한편,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코미디언 윤택(본명 임윤택)씨가 인천공항 현장 캠페인에 참석했다.

윤택 씨는, “뜻깊은 자리에 참석해서 기쁘다”며, “마약의 위험성에 대해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는 기회였고, 국민 여러분들께서도 마약의 유혹에 절대 빠지지 않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고광효 관세청장은 상반기 마약밀수 단속 동향을 발표하면서 “최근 하루 평균 2건, 2kg에 가까운 마약밀수 시도가 적발되고 있어 국민의 일상을 위협하고 있다”면서 “지난 2월 발표한 ‘마약밀수 단속 종합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하는 등 앞으로도 관세행정의 최우선 순위를 마약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데 두겠다”고 밝혔다.

또한, “우리나라가 마약청정국 지위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관세청 등 범정부 차원의 노력과 함께 국민 여러분의 협조가 필수적”이라며, “이번 캠페인을 통해 국민들이 마약류의 폐해를 인식하고 마약밀수 근절에 동참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kwonh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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