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년만에 돌아온 6.25 전사자 유해 7위…尹, 최고 예우로 맞아
2023-07-26 20:52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오후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한 6·25 전쟁 국군전사자 유해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26일 밤 성남 서울공항에서 6‧25전쟁 국군전사자 유해봉환 행사를 주관했다.

이날 봉환된 7위의 유해는 6·25전쟁 당시 및 이후 미군이 수습해 하와이에 보관 중인 유해와 북한이 1990년~1994년 함경남도 장진, 평안남도 금화 등에서 발굴해 미국으로 송환한 유해(1995년 208상자, 2018년 55상자), 1996년~2005년 미군과 북한군이 공동 발굴해 미국으로 송환한 유해 중 한미 공동감식을 통해 국군전사자로 판단된 유해다.

이중 고(故) 최임락 일병의 신원이 유일하게 확인됐다. 최 일병의 신원은 한미 공동감식을 통해 시료를 채취한 유해 유전자 정보와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에 등록된 유가족 유전자 정보가 일치해 확인됐다.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나머지 6위의 유해는 앞으로 기록 분석과 정밀감식, DNA검사 등을 통해 신원을 확인해 나갈 예정이다.

유해는 신범철 국방부 차관이 지난 26일 06시(현지시간 25일 11시) 미국 하와이 히캄 공군기지에서 미국 전쟁포로 및 실종자 확인국(DPAA, Defense POW/MIA Accounting Agency)으로부터 인수해 우리 공군 특별수송기(KC-330)로 송환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오후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6·25 전쟁 국군전사자 유해봉환 행사에서 고 최임락 일병의 유해에 참전기장을 수여하고 있다. [연합]

이번 행사는 호국영웅들을 공군 F-35A 호위, 국빈급 예포발사, 기상영접 등 최고의 군 예식으로 예우해 진행됐다. 특별수송기는 한국 방공식별구역(KADIZ) 진입 시부터 공군 F-35A 편대의 호위를 받았으며, 故 최임락 일병의 고향인 울산지역 상공을 거쳐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윤 대통령은 참석자들과 함께 특별수송기 앞에 도열했다. 이어 유해가 조국의 땅에 첫발을 내디딜 때, 예포 21발과 함께 유해에 대한 거수경례로 군 예식에 따라 최고의 예우로 전사자들을 맞았다.

윤 대통령은 최 일병의 유족과 함께 앞으로 나가 유해를 맞이했다. 최 일병의 막냇동생 최용(79세)씨는 형님의 소관 앞에서 편지를 낭독했다. 이어서 윤 대통령은 최 일병에게 직접 참전기장을 수여했다.

최 씨는 “임락이 형님! 가슴이 벅찹니다. 긴 세월이 지났지만, 지금이라도 돌아오셔서 고맙습니다”라며 “지금 형님은 해군에 보낸 제 아들의 품 안에 계시는데, 편안하신가요? 이제 나라 걱정은 마시고 우리 땅에서 편히 쉬시이소”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오후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한 6·25 전쟁 국군전사자 유해를 영접하고 있다. [연합]

특히, 신원이 확인된 故 최임락 일병의 유해는 유가족(조카)인 최호종 해군 상사가 하와이에서 직접 인수해 함께 귀환했다.

최 일병은 1950년 8월 만 19세의 나이로 육군에 자원입대, 카투사로 미 7사단에 배치돼 인천상륙작전에 참전했으며, 같은 해 장진호 전투에서 장렬히 전사했다. 최 일병의 형인 故 최상락 하사 또한 국군 3사단 23연대에 배속돼 6‧25전쟁에 참전 중 영덕-포항전투에서 북한군 5사단에 맞서 싸우다가 21세의 나이로 산화했다.

‘호국의 형제’인 최 하사와 최 일병은 유가족과 안장 절차에 대한 협의를 거쳐 대전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오후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한 6·25 전쟁 국군전사자 유해 봉송 행렬에 따라나서고 있다. [연합]

윤 대통령은 운구 차량이 서울공항을 출발해 유해가 안치될 국립서울현충원으로 떠나는 순간까지 거수경례를 하며 영웅에 대한 예를 갖췄다.

윤 대통령은 유해봉환 행사에 앞서 최 일병 유가족을 만나 위로키도 했다. 윤 대통령은 “美 DPAA에서 인수한 유해가 서울공항에 도착 즉시 전사자분들을 최고의 군 예식으로 맞이하도록 행사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73년이란 세월이 지났지만, 최 일병을 조국의 품으로 다시 모시게 되어 뜻깊게 생각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6·25 전사자 유해 봉환 행사를 주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국군 유해 인수는 총 6회 있었는데, 이중 대통령 주관 행사는 총 4회(2012년 이명박 전 대통령, 2018·2020·2021년 문재인 전 대통령)였다.



yun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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