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731부대’가 호러체험으로?…“울산 납량축제, 어이가 없다”
2023-07-28 09:01


일제 강점기 생체실험이 자행된 731부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 '마루타'(1990) 포스터.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울산연극협회가 태화강대숲납량축제 프로그램으로 일제 강점기 때 만주에서 생체 실험을 수행한 ‘731부대’ 내용을 포함해 비난을 받자 27일 공식 사과했다.

울산연극협회는 27일 홈페이지에 “가벼운 소재가 아님에도 호러 트래킹 코스 중 공포 체험에 731부대와 관련해 업체와 코스로 지정한 점, 어떤 변명의 여지도 없이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라고 공식 사과했다. 이어 “충격과 분노에 절대적으로 공감하고, 코스는 수정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협회 측은 오는 8월 11~14일 태화강국가정원에서 열리는 ‘태화강대숲납량축제’ 프로그램에 일제 강점기 당시 생체 실험을 벌인 ‘731부대’를 연상시키는 호러체험을 기획해 비판을 받았다.

앞서 협회는 공지를 통해 ‘호러 트래킹 코스’ 프로그램을 소개하며 “살아있는 인간을 대상으로 한 인체실험 및 세균실험과 약물실험 등이 이루어짐”이라고 설명했다.


[울산태화강납량축제 홈페이지]

이같은 사실이 알려진 뒤 누리꾼들은 “놀이동산 공포의 집 이름을 아우슈비츠(나치 독일이 유태인 등을 학살한 강제 수용소)라고 짓는 것과 뭐가 다르냐”, “주최측 관계자들의 역사의식이 부족하다” “다른 나라도 아니고 한국에서 731부대로 할 짓이냐” 등 비판으로 협회 홈페이지 게시판에 항의했다.

논란이 알려진 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비판 목소리를 냈다.

서 교수는 “731부대는 중국 하얼빈 일대에 주둔하면서 한국인과 중국인 등 전쟁 포로를 대상으로 해부 실험과 냉동 실험을 자행한 세균전 부대”라면서 “이러한 역사적 큰 아픔을 호러 체험으로 축제에 삽입했다는 자체가 정말로 어이가 없다. 홍보 파일을 보면 주최 측이 731부대에 대해 인지하지 못한 것은 아닌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 “더 이상 지역 축제에서 이런 일들이 반복되지 않으려면 무엇보다 주최 측은 절대로 업체 핑계대지 마시고,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큰 주의를 기울어야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kacew@heraldcorp.com



랭킹뉴스


COPYRIGHT ⓒ HERALD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