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으로 눈 돌린 中 배터리…韓에 위기이자 기회? [비즈360]
2023-08-06 08:51


중국 심천 신왕다 그룹 본사. [신왕다 홈페이지]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중국 배터리 회사들이 유럽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시행하며 중국 기업들의 진출에 제동을 걸자, 유럽에서 새 활로를 모색하는 모습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배터리 제조업체인 신왕다는 최근 헝가리에 19억6000만위안(약 3600억원)을 투자해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신왕다는 폭스바겐, 볼보 등과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이번 신공장 투자를 통해 고객사의 수요를 충족시키는 한편, 신규 고객사 확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신왕다는 유럽 거점을 활용해 세계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왕다뿐만 아니라 중국 상당수 배터리 업체들도 최근 유럽에 신공장 건설 계획을 내놓고 있다.

세계 1위 배터리 제조사인 중국 CATL도 헝가리에 연산 100GWh 규모의 공장을 건설 중이다. 이는 독일에서 가동 중인 공장 생산 규모(14GWh)의 7배에 달하는 규모다.

2위 제조사인 중국 BYD도 지난달 헝가리에 2억위안(약 365억원) 이상을 투자해 배터리 조립 공장을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이보다 앞서서는 브라질에 약 30억레알(약 8000억원)을 투자, 대형 생산기지를 조성하는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중촹신항(CALB)은 지난해 11월 포르투갈에 배터리 공장을 건설 계획을 내놨고, 궈쉬안은 독일에 첫 유럽 배터리 공장을 건설한다고 밝혔다.

중국 기업들이 이처럼 유럽을 새 공략 기지로 택한 것은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BMW, 볼보 등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현지에 포진해 있기 때문이다. 유럽에 공장을 건설할 경우 고객사와의 복잡한 배터리 운송 과정을 단순화할 수 있다.

또 유럽은 리튬, 코발트, 천연흑연 등 배터리 주요 원자재가 비교적 풍부한 편에 속한다. IRA로 미국 시장 진출이 사실상 쉽지 않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CATL은 미국 포드와 미국 미시간주에 배터리 공장 건설 계획을 밝혔지만, 현지 주민들의 반발과 미국 의회의 타당성 조사 등으로 위기를 겪고 있다.

중국 기업들이 잇달아 유럽 진출 계획을 내놓으면서 국내 배터리 업계의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 반면 배터리 소재 회사들은 중국 기업들이 미국 대신 유럽 등 신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는 것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향후 새로운 협력 관계를 만들어 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 중국 배터리 소재 회사들은 최근 잇달아 한국기업들과 손잡고 있다. 국내에 합작 공장 설립하는 방식이다.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인 한국에서 생산한 제품을 미국·유럽에 수출해, IRA에 따른 규제를 우회적으로 피하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중국 거린메이(GEM)는 지난 3월 SK온, 에코프로와 함께 1조1200억원을 투자해 새만금에 연산 5만t 규모의 전구체 공장을 짓기로 했다.

중국 화유코발트는 LG화학과 1조2000억원을 투자해 새만금에 연산 10만t 규모의 전구체 공장을 건설한다고 발표했다. 포스코퓨처엠과는 경북 포항에 전구체 및 니켈 제련 공장 등을 짓기로 했다.

중국 CNGR 역시 포스코그룹과 손잡고 포항에서 전구체 및 니켈 제련 사업을 벌이고 있다. 중국 론바이는 최근 전북 새만금국가산업단지에 약 1조원 이상을 투자해 전구체 단독 공장을 짓기로 했다.




jiy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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