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축구계가 피해를…”, 전주월드컵경기장 잼버리 콘서트장 결정에 뿔 난 축구팬들
2023-08-07 06:40


전주월드컵경기장 전경. [전주시설관리공단]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제25회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의 주요 행사인 K팝 콘서트 장소가 전북 부안군 새만금 일대에서 전주월드컵경기장으로 변경되자 축구팬들이 뿔났다.

전주월드컵경기장을 홈구장으로 쓰는 전북 현대 모터스(이하 전북) 팬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7일 전북도 홈페이지 게시판에 따르면 전날 '전주월드컵경기장은 축구장입니다'라는 제목으로 항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비시즌 기간에 행사하면 누가 뭐라고 하느냐"라며 "구단이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있다면 경기를 우선하는 게 당연한데, 시즌 중에, 그것도 홈경기 일정이 겹칠 때 콘서트라니 이건 강도질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6일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가 열리고 있는 부안군 잼버리장 내 프레스센터에서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 장관은 이날 김관영 전북도지사와 함께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잼버리 K팝 콘서트를 1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서 개최하겠다고 발표했다. [연합뉴스]

다른 축구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 소셜네트워크(SNS) 등에도 축구 팬들이 올린 관련 게시물이 여럿 눈에 띄었다. 축구 팬들은 "잼버리 여론이 안 좋으니 K리그는 알아서 꺼지라는 건가" "결국 졸속행정이 문제인 건데 왜 축구계가 피해를 뒤집어써야 하나" "이럴 거면 지역연고제가 무슨 의미인가" 등의 반응을 보이며 강하게 반발했다.

반면 "경기장을 흔쾌히 양보해준 전북 구단에 감사하다"는 글도 일부 올라왔다.

전북은 오는 9일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FA컵 준결승, 12일 수원 삼성과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26라운드 경기를 안방에서 치를 예정이었다. 그러나 11일 K팝 콘서트의 무대 설치와 해체로 인해 장소 변경이 불가피해졌다.


전주월드컵경기장 전경. [전주시설관리공단]

K팝 콘서트 같은 대규모 행사를 치르고 나면 잔디가 망가지고, 8월은 잔디의 생육 기간이 아니기 때문에 회복도 어렵다는 점에서 우려를 더한다.

전날 박보균 문화체육부 장관과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잼버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용 인력과 이동 조건 등을 종합한 결과 퇴영식인 1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콘서트를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전주월드컵경기장은 새만금 잼버리 야영장에서 멀지 않고, 무엇보다 안전관리 경험과 노하우가 축적된 곳"이라며 "최적의 장소라 판단했다"고 말했다.

김 지사도 "공연 당일 장소를 내줘 다른 구장으로 옮겨 경기를 치를 전북 구단에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고 했다.

전북 측은 일단 FA컵 일정 연기를 대한축구협회에 요청한 상황이다. 일정 연기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타 구장에서 경기를 치러야 한다. 전북 측 관계자는 "일정 변경이 어려울 경우 대전월드컵경기장,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경기를 치르는 방안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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