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어서 못 사더니” 110만원짜리 속 보이는 ‘투명폰’ 실체가
2023-08-07 18:51


낫싱 폰(2). [박혜림 기자/rim@]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디자인만 독창적인 줄 알았더니 성능도 제법이네.”

전 세계 누적 판매 80만대를 기록한 영국 테크 스타트업 ‘낫싱’ 폰(1)의 후속작, 폰(2)가 국내 정식 출시됐다. 전작이 중저가 시장을 겨냥해 출시됐다면 이번에는 100만원대 프리미엄폰 시장을 타깃으로 잡았다. 애플의 아이폰 시리즈, 삼성전자의 갤럭시S 시리즈에 도전장을 낸 셈이다.

실제로 사용해본 폰(2)는 아직 완성도 측면에서는 아이폰, 갤럭시S 시리즈에 다소 못 미쳤다. 하지만 실험적인 디자인과 만족스러운 카메라·게임 성능은 MZ세대에게 마음을 끌기 부족함 없었다.

폰(2)의 외관 디자인은 전작과 크게 다르지 않다. 속이 훤히 보이는 투명한 디자인과 글리프 인터페이스의 조합은 여전히 독창적이고 새롭게 느껴진다. 특히 100% 재활용 알루미늄과 구부러진 필로우 글라스를 조합해, 폰(1) 대비 두께는 줄이고 후면 패널의 촉감은 더욱 매끄러워졌다.


낫싱 폰(2). [박혜림 기자/rim@]

글리프 인터페이스에 더 많은 기능을 부여한 점은 특히 만족스러운 부분이다. 폰(1)에서는 글리프의 활용도가 제한적이었다면 폰(2)에서는 글리프 표시등 조합만으로도 발신자가 누구인지 파악할 수 있게 됐다. 글리프 표시등을 5개에서 11개로 2배 이상 늘려 패턴 조합도 다양해져, 사용자가 원하는 패턴을 만들 수도 있었다.

조명을 카운트다운 타이머나 배터리 표시등, 볼륨 확인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점도 흥미로웠다. 낫싱에 따르면 우버나 배달 애플리케이션(앱)과의 연동도 가능해, 남은 시간이 줄어드는 것을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도 있다. 다만 현재로서는 우버 외에 카카오택시나 배달 앱 등에선 사용이 불가능해 아쉬웠다.


낫싱 폰(2) 글리프 설정 화면. [박혜림 기자/rim@]

낫싱의 디자인에 대한 진심은 홈 화면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낫싱OS 2.0 사용 시 앱 라벨에서 그리드 디자인, 위젯 사이즈, 색상 테마까지 모든 것을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지정할 수 있다. 글자 없이 무채색 단색 아이콘만으로 홈 화면을 꾸미는 것도 가능하다. 디자인에 민감한 사용자라면 만족할만한 부분이다.

기존 대비 카메라 성능도 대폭 향상됐다. 퀄컴의 스냅드래곤 8+ 1세대를 탑재해 데이터 처리 능력이 보다 빨라졌다. 또 전면 카메라를 기존 1600만 화소에서 3200만 화소로, 후면 카메라를 소니 IMX890로 업그레이드했다. 이를 통해 폰(2)의 색감과 선명도 모두 개선됐다.

개인적으로는 갤럭시S 시리즈를 연상케 하는 선명도와, 아이폰 시리즈의 감성을 적절히 조합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특히 별다른 보정을 거치지 않아도 적절한 대비와 풍부한 색감을 조합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낫싱 폰(2)로 찍은 풍경. [박혜림 기자/rim@]

고성능 게임 시에도 원활한 플레이가 가능한 점도 만족스러운 부분이었다. 고성능 게임으로 유명한 호요버스의 ‘원신’을 약 30분간 구동해도 발열이 높지 않았다. 다만 고성능 게임에도 끄떡없던 폰이 메시지를 입력할 때에는 반응이 떨어지는 점은 다소 의아했다. 타이핑 속도를 터치 반응이 따라오지 못하는 느낌이었다.

애플이 아닌 외산폰을 구매할 때 가장 걱정이 되는 부분이 바로 A/S다. 낫싱 관계자는 “고객센터를 운영해 전화로 스마트폰 문의와 A/S 접수를 받고 있다”며 “제품 이상이 확인되면 리퍼 방식으로 기기를 교환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낫싱 폰(2)의 출고가는 256GB 모델 기준 89만9000원, 512GB 모델이 109만9000원이다. 전작보다 높아진 가격은 다소 부담스럽지만, 색다른 스마트폰 경험을 원하는 이들에게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것으로 보인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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