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슈퍼GPU’ 공개에…삼성·SK, ‘HBM 존재감’ 더 키운다 [비즈360]
2023-08-09 10:57


SK하이닉스가 출시한 HBM3 24GB(기가바이트) 칩 [SK하이닉스 제공]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글로벌 인공지능(AI) 칩 시장을 선도하는 엔비디아가 AI 성능을 끌어올릴 첨단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새롭게 내놓으며, 국내 기업을 중심으로 한 첨단 메모리 칩 시장 확대에 가속이 붙을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끌고 있는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분야에서 수혜가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8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시그래프 2023’ 행사에서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3E’를 탑재한 슈퍼 GPU인 ‘GH200’을 내년 2분기에 양산한다고 밝혔다. 그는 “생성형 인공지능(AI) 발전에 따라 컴퓨터그래픽(CG) 성능은 물론, AI 학습·추론·활용을 뒷받침할 고성능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다”며 새로운 GPU 출시 이유를 설명했다.

GH200은 엔비디아 인터커넥트 기술을 사용해 ARM 기반 엔비디아 그레이스 중앙처리장치(CPU)와 호퍼 GPU 아키텍처를 결합한 제품이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HBM3E 제품을 언급하며 GPU 경쟁력을 강조한 점이다. 현재 글로벌 첨단 HBM을 생산하는 기업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뿐이기 때문이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적층한 고성능 제품으로, AI에 사용되는 그래픽처리장치(GPU) 등에 탑재된다.

HBM은 현재 1세대(HBM)-2세대(HBM2)-3세대(HBM2E)-4세대(HBM3)-5세대(HBM3E)-6세대(HBM4) 순의 제품명으로 개발되고 있다. 제품의 세대가 높아질수록, 칩의 대역폭이 커져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고, 메모리 용량도 더 높다는 설명이다. 고성능 AI를 가동하기 위한 필수 메모리 칩으로 꼽힌다.

엔비디아는 “4세대인 HBM3을 탑재해도 첨단 GPU를 사용할 수 있지만 새로 양산하는 GH200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HBM3E가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141GB(기가바이트) HBM3E 메모리는 5TB/s 대역폭을 지원한다. 현재 AI 특화 제품을 가장 주목받는 GPU ‘H100’ 보다 1.7배의 용량, 1.5배의 밴드위스(대역폭)를 보장한다는 설명이다. 현재 H100에는 SK하이닉스가 만든 HBM3가 유일하게 탑재된 상태다.

GH200에 탑재될 HBM3E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제공할 것으로 알려졌다. 두 회사는 엔비디아 등 늘어나는 글로벌 HBM 수요에 맞춰 HBM 생산능력(캐파)을 기존 대비 두 배 이상 늘리고 있다.

트렌드포스는 HBM3와 HBM3E(HBM3P 포함) 등 SK하이닉스와 삼성이 내놓은 차세대 제품들이, 내년 관련 칩 시장을 장악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칩을 위해 삼성과 SK하이닉스가 내년 1분기에 HBM3E 샘플을 출시하고, 2024년 하반기부터 대량 생산에 나설 것이란 설명이다.

SK하이닉스는 내년 상반기에는 5세대 제품인 HBM3E 양산에 돌입하고, 2026년 6세대 제품인 HBM4를 양산할 계획이다. 삼성은 올해 4분기부터 HBM3와 5세대인 HBM3P를 출하한다. HBM4 출시 시점은 아직 공식적으로 밝힌 적이 없다.

이 HBM3E는 10나노대 5세대 첨단 공정이 활용되는 제품이다. 최근에는 미국 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이 직접 HBM3E를 개발하기로 하며, SK하이니스와 삼성이 주도하는 HBM 시장에 참전하기로 선언해 업계의 관심을 모았다. 다만 업계에선 이 분야 선도 기업인 SK하이닉스와 삼성의 기술력을 마이크론이 따라가기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SK하이닉스와 삼성의 HBM 1위 경쟁도 치열하게 진행되는 모습이다. 트렌드포스는 SK하이닉스는 올해 46~49%의 연간 HBM 시장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집계된 50%에서 소폭 하락한 수치다.

반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40% 점유율에서 46~49%로 6~9%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전망, SK하이닉스와 같은 반열에 오를 것으로 관측됐다. 앞서 올해 4월까지만 해도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올해 각각 53%와 38% 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 바 있다.




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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