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한국 단체관광 재개”에 면세·유통업계가 들뜬 이유 [언박싱]
2023-08-10 09:44


7월 2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면세 구역이 이용객으로 붐비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주희·전새날 기자] 중국이 한국행 단체 여행을 전면 허용하면서 국내 면세업계가 반색하고 있다. 그동안 면세 매출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한 큰손 유커(중국인 단체여행객)의 귀환이 임박하면서다. 홍삼, 화장품 등 수요 산업계도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큰손’ 유커 기다리는 면세업계 “中 중추절 연휴 이후 가을부터 업황 회복 기대”

10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중국인들의 한국 단체여행 금지 조치를 해제하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단체 관광 재개 시점은 11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가 한국 단체 여행 비자를 허용한 것은 코로나19로 2020년 1월 비자 발급 중단 이후 3년 7개월 만이다.

중국은 2017년 3월 한국의 사드 배치에 따른 보복 조치로 한국행 단체비자 발급을 중단했다 2019년 다시 재개한 바 있다. 사실상 6년여 만에 중국인 단체 관광 정상화라는 설명이다.

국내 관련 업계는 중국의 단체 관광 정상화 결정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한한령 기간을 포함해 6년여 만에 중국 단체 관광객을 맞이하면서다. 엔데믹 이후 중국인 개인 관광객 수는 회복됐지만, 면세업계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중국 개인 여행객은 유커와 비교해 객단가가 3분의 1 수준에 그치기 때문이다.

주중국한국대사관에 따르면 6월 중국인에게 발급된 한국 입국 비자는 11만4109건으로 2019년 6월(11만2170건) 수준을 넘어섰다. 지난해 동월(9224건)과 비교하면 1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면세점, 명품 등 변화한 中 소비 트렌드 맞춰 새단장…홍삼·뷰티업체들도 ‘대비’

그럼에도 면세점 외국인 매출액은 2분기까지 내리막길을 걸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6월 국내 면세점의 외국인 매출액은 8543억원으로 전월(9381억원)에 비해 8.9% 감소했다. 지난해 동월(1조3315억원)과 비교하면 35.8% 줄어든 수치다.

유커의 발길이 끊기면서 시내 면세점의 타격이 가장 컸다. 관광버스를 대절해 주요 시내 면세점을 돌면서 홍삼, 한국 화장품 등 면세 품목을 쓸어담던 유커가 사라지자 그 빈자리를 보따리상인 ‘다이궁’이 차지했다. 면세업계는 이들에게 ‘송객수수료’를 지급하며 울며 겨자먹기식 출혈경쟁을 펼쳤다.

이번 중국의 한국 단체여행 전면 허용으로 면세 업계는 새 단장 준비로 분주하다. 팬데믹 기간을 거치며 중국의 소비 트렌드가 급변한 점을 감안해 이에 맞게 구색을 재정비한다는 계획이다. 일례로 코로나19 기간 중국에서는 한국의 마스크팩·프리미엄 화장품의 인기가 크게 떨어진 대신 색조 화장품이 급부상했다. 또 소비 여력 성장으로 명품 화장품을 찾는 중국인이 늘었다는 설명이다.

단, 업계는 단체 관광 허용으로 인한 매출 활성화까지는 2~3개월이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여행사가 관광 상품을 개발하고 모객하는 과정을 고려하면 올해 4분기부터 본격적인 유커 유입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를 겪은 면세업계에 중국의 한국 단체여행 허용은 단비 같은 소식으로, 중국의 중추절 연휴가 있는 가을부터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까 기대된다”면서도 “현재 중국 경제상황이나 소비 트렌드가 많이 바뀌어 예의주시하며 유커 맞이에 대비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면세업계뿐 아니라 홍삼·화장품 제조업체 역시 발 빠르게 나섰다. 펜데믹 기간 철수했던 면세점 인력을 중국어 가능한 인력으로 재배치하는 등 유커를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나 내년 정도면 중국인 매출이 거의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한다”며 “올해 초부터 면세 전용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으며 면세점 인력도 중국어가 가능한 인력으로 최대한 가동하려고 준비 중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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