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정상회의, 매년 최소 1회 정례적 개최”…사실상 ‘동북아판 NATO’로
2023-08-11 09:50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5월 21일 히로시마 G7 정상회의장인 그랜드프린스호텔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에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정윤희·박상현 기자] 한미일 3국 정상이 앞으로 매년 최소 1회 정상회의를 열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방안을 담은 공동성명이 오는 18일 미국 워싱턴DC 인근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리는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발표될 것이라는 일본 언론 보도가 나왔다.

대통령실 핵심관계자는 11일 한미일 정상회의 정례화와 관련해 “결정되기 전에 이야기하긴 어렵지만 그런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짐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역시 지난 4일 우크라이나 평화관련 회의 참석차 출국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미일 정상회의 정례화는) 공감대가 조성되고 있어서 정상들 협의에 따라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했다.

앞서 람 이매뉴얼 주일본 미국대사는 일부 일본 언론의 취재에 응해 “한미일 3국이 정상회의를 매년 정례적으로 갖기로 합의할 것”이라며 “정례 정상회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 국제회의와는 별도로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고 NHK가 보도했다. NHK에 따르면, 이매뉴얼 대사는 “(18일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북한과 중국을 염두에 두고 3국간 합동훈련을 매년 실시하는 방안도 합의될 전망”이라고도 했다.

교도통신 역시 외교 소식통들을 인용해 한미일 정상회의 정례화가 3국 정상이 발표할 공동성명에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니케이아시아는 3국이 정상회의 관련 문안 작성을 거의 마무리했다고 보도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니케이아시아는 3국이 북핵 프로그램, 합동 사이버방어 및 경제안보 등에 대한 공동성명을 발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11월 13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한 호텔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윤석열 대통령(왼쪽부터),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

실제 한미일 정상회의가 연 1회로 정례화된다면 3국 안보협력 강화의 상징적 의미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3국간 안보협력이 사실상 ‘동북아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동북아판 쿼드(Quad, 미국·일본·인도·호주 안보협의체)’ 식의 소규모 다자안보협의체로 격상되는 것이라는 평가다.

그동안 한미일 정상회의는 지난 1994년 11월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로 출범한 이후 지금까지 모두 12차례 개최됐지만 모두 다자회의를 계기로 비정기적으로 열려왔다.

때문에 이번 한미일 정상회의는 다자회의 계기가 아닌 첫 별도 정상회의인 만큼, 상당히 진전된 수준의 3국간 포괄적 협력방안이 나올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3국 정상이 공동발표할 문서에는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대한 확장억제 강화 공조 방안, 글로벌 공급망 구축 등 경제안보 협력 방안 등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대통령실은 이번 3국 정상회의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초청으로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다는 점에서 정상 간 격의없고 친밀한 대화를 위한 ‘리트리트(Retreat, 비공식 자유토론)’ 형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한미일 협력에 대한 의지와 윤석열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에 대한 각별한 우의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외국 정상을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 초청한 것도 처음 있는 일이다.

다만, 어느 정도 정례적으로 만날지 등 빈도수에 대해서는 정상 차원에서 최종 논의가 필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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