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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현재 30~40대는 부모 세대보다 더 빨리 늙는 첫 세대가 될 것이다.”
노화생물학자인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가 올해 1월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개최한 ‘노인 건강관리 정책 방향’ 세미나에서 한 말이다. 30~40대가 살아가는 환경, 생활 방식 등이 노화를 가속화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탄산음료를 자주 마시는 습관은 백혈구 내 텔로미어 길이를 단축시켜 세포 노화를 촉진한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됐다. [123RF]
오랫동안 노화를 연구해온 정 교수가 우려하는 것은 현재 30~40대에게 나타나는 ‘가속 노화’다. 가속 노화란 숫자 나이보다 생물학적 나이가 더 많은 현상을 의미한다.
정 교수는 올해 펴낸 저서 ‘당신도 느리게 나이 들 수 있습니다’에서 “평소 뭘 먹느냐에 따라 노화 속도가 달라지는데 흰 빵, 설탕, 시럽 등에 자주 노출되면 노화 속도가 빨라진다. 따라서 노화 지연의 가장 중요한 시작은 이러한 단순당과 정제곡물을 멀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장 좋지 않은 식습관으로는 “정제 탄수화물을 ‘액체’ 상태로 마시는 것”을 꼽았다. 여기에는 가당음료뿐 아니라 과일 등을 갈아서 마시는 것도 해당된다. 음료 형태는 음식을 씹어서 먹는 것보다 단순당이 빠르게 흡수되면서 혈당을 급격하게 올리기 때문이다.
특히 설탕이 다량 들어간 탄산음료는 세포 노화를 촉진시키는 주범으로 지목돼왔다. 2014년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캠퍼스(UCSF) 의대 연구팀이 성인 53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 설탕이 함유된 탄산음료를 지속적으로 마신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백혈구 내 텔로미어(telomeres·염색체 양쪽 끝을 싸고 있는 DNA 조각)의 길이가 단축됐다. 이는 세포 노화가 빠르게 촉진되는 것을 의미한다.
편의점에서 탄산음료를 자주 구입하고, 피자, 치킨, 햄버거 등 기름진 음식을 탄산음료와 함께 마시는 습관은 사소하지만 가속 노화를 일으키는 중요 요인이다. 실제 탄산음료는 칼로리가 높고 식욕을 촉진하기 때문에 체중 증가도 일으켜 각종 질환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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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음료처럼 혈당을 빠르게 올리는 음식을 피하는 것뿐 아니라 식사의 양도 노화에는 중요한 문제다. ‘노화 시계’는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식습관에 따라서 노화 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 정 교수가 노화 지연의 비결로 강조한 것은 근력 운동, 충분한 수면과 함께 ‘혈당 조절’의 식단과 ‘식물성 식품 위주’의 소식(小食)이다.
노화 분야에서 세계적인 권위자인 데이비드 싱클레어 하버드대 교수 역시 2019년 저서 ‘노화의 종말’에서 노화를 늦추는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소식”을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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