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규의 작살]숨가쁘게 달린다…‘한국 관광의 신’ 이병선 속초시장 6대 명작
2023-08-13 16:49


이병선 속초시장이 태풍을 앞두고 점검하고있다.

[헤럴드경제(속초)=박정규 기자]#1.새벽 4시반이면 일어나 동네를 돈다. 부지런한 행정은 이미 소문났다. 1년동안 숨가쁘게 달려온 인구 8만 소도시 수장, 이병선 속초시장은 6대 혁식명작을 내놓았다. 이 시장은 시 승격 60주년을 맞아 올해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1963년 속초시 승격이 이 시장 출생 해이기도 하다. 사실 8만 도시면 수도권 도시 한 동에 불과한 작은 인구다. 하지만 지난해 관광객 2000만명이 몰렸던 관광 1위 도시다. 잠재력이 그만큼 풍부하다는 논리다.

#2. ‘중국 관광의 신’ 시진핑은 3년 군복무를 마치고 1982년 4월, 최초로 공직에 입문 한 곳이 정딩현이다. 당시 28세였던 시진핑 주석은 낯선 농촌 정딩현 부서기로 부임한 이후 85년 여름 복건성 하문시 부시장으로 영전하기까지 약 3년여간 이곳 정딩현 현장에서 '청운의 꿈'을 키워 나갔다. 시진핑은 과감한 개혁, 지역여건에 맞는 향토기업 육성, 농축산업 및 임산업육성을 통한 주민 소득증대 사업을 아주 창의적이고 진취적인 기상으로 밀어 부쳤다. 하북성의 '농촌건설 육성 모델'로 선정되는 등 낙후된 농촌 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불러일으켰다. 당시 허베이(河北)일보는 시 주석이 정딩현 근무 때 선견지명을 갖고 중국 고전 소설 홍루몽(紅樓夢)을 주제로 한 테마공원을 개발해 도시 주민들이 찾아오도록 유구한 문화 유적지와 자연생태가 결합된 관광산업을 조성했다. 그는 ‘관광의 신’이 됐다. 그는 도시에서 무엇이 필요한지, 어떤 양식을 심어야 경제성이 있는지, 적시에 어떻게 도시에 판매해야 하는지에 대한 늘 사전 조사를 실시했다. 인민일보도 1984년 6월 17일 자에서 '정딩현의 비약적인 경제'라는 제목으로 시진핑 동지가 부임 이후 모든 경제지표를 200% 신장시켰다고 서술했다.

#3. 이병선 속초시장은 만 59세다. 첫번째 시장 당선이후 두번째 도전에서 수하인 김철수 부시장이 민주당으로 도전장을 냈고 그는 패배했다. 그에겐 악몽이다. 하지만 포기하지않았다. 4년간 그는 새벽길을 누비며 시민들과 교류를 쌓았다. 지금도 속초의 새벽길을 여는 사람은 이병선 속초시장이다. 부지런하고 소통감이 남다르다. 특별한 날을 제외하면 그는 매주 주말 설악산에 오른다. 평일에는 어촌마을 생생한 현장과 농촌을 돌면서 새벽 바람을 가른다. 전국 243개 지자체장 중 가장 일찍 일어나 시민과 소통하는 지자체장으로 꼽힌다.


#4.그가 최근 내놓은 속초시 미래 100년을 위한 주요 추진사업을 보면 ▷춘천~속초 동서고속화철도 건설 역세권 투자선도지구 개발 ▷공모사업 선정에 따른 국비확보 ▷설악동 재건사업 ▷속초항 크루즈산업 활성화 ▷영어도서관 건립 ▷강원특별자치도 시대, 속초시의 전략 등 6개가 골자다. 동서고속화철가 2027년 완공되면 서울 용산역에서 속초역까지 소요시간이 약 99밖에 안걸린다. 속초역세권 투자선도지구는 2023년부터 2030년까지 노학동·조양동 일명 ‘소야벌’ 일대 72만 ㎡ 부지에 조성된다. 총 사업비 5100억원을 들여 철도역과 주변지역에 대한 개발과 정비를 추진한다. 대표적으로는 역사와 대중교통의 연결성을 높이기 위한 환승체계와 시설을 구축하고 업무·관광·주거 등이 결합된 복합구역 조성과 함께 시민을 위한 다양한 생활인프라를 확충한다. 속초역세권 개발은 모든 기능을 총망라한 미니 신도시급의 개발사업이다.

#5. 설악산 재건사업은 국회의원 뿐만 아니라 역대 시장들이 내건 공약이다. 공약 단골 메뉴다. 하지만 크게 달라지지않았다. 설악동 지역은 1975년 정부 주도의 대단위 관광단지로 조성됐다.1990년대까지 수학여행 등 전국적인 관광지로 명성을 떨쳤던 지역이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없었다. 유명한 설악산 수학여행 성지는 몰락의 길을 걸었다. 몰락의 이유는 간단하다. 가족단위 체험형 관광트렌드의 변화로 방문객 급감과 숙박시설·상가 위주 조성으로 경쟁력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설악동에 가보면 흉가가 따로 없다. 설악산 재건 사업을 성공시키려면 정부의 막대한 지원이 필요하다. 이병선 시장 혼자 힘으로 부활은 불가능하다. 이 시장도 이 점을 잘 알고있다. 한·두푼으로 설악산 C지구 등을 살려내지 못한다. 과감한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 그래도 이 시장은 내년까지 우선 사업비 264억 원을 투입한다.설악산 문화시설 조성과 쌍천 산책로 조성, 문화공원 조성이 골자다. B지구 주차장 내 화장실 신축도 포함됐다.


#6. 이병선 속초시장은 속초항 크루즈산업 활성화에 올인했다. 코로나 19 이후 지난해 10월 해수부에서 크루즈 운항을 전면 정상화하자 재빨리 장기적인 크루즈산업 활성화 방안을 선보였다, 보다 많은 크루즈 유치를 위해 크루즈 선사 관계자와 여행사를 대상으로 팸투어를 실시했다. 기존 관광상품을 재구성했다. 그는 이미 크루즈를 타고 일본을 다녀왔다. 크루즈에서 밤낮으로 회의가 열렸다. 그는 강원 지역 최초 영어 도서관도 건립한다.

#7. 속초시 당장 문제는 교통난이다. 주말이면 중앙로가 명동 거리처럼 혼잡하다. 피서철이면 평일, 휴일할 것 없이 하루종일 교통이 막힌다. 이 시장은 ‘지능형 교통체계(ITS)’ 구축과 ‘스마트시티 솔루션 확산사업’을 도입한다. 지난해 관광객 2000만명을 유치한 속초는 이젠 3000만 관광객 유치가 목표다. 이병선 속초시장은 인구소멸위기 지역인 속초 흥망의 열쇠를 쥐고있다. 이 시장이 애쓰는 만큼 정부는 속초에 힘을 실어줘야한다. 관광객 2000만명이 한 해 찾아오는 한국 최고 관광지에 과감하고 막대한 국비를 쏟아야한다. 외국인에게 보이는 ‘한국의 품격’은 곧 ‘속초의 품격’이다. 망친 잼버리 대회보다 더 시급한 문제는 속초에 막대한 지원을 해주는 것이다. 이병선 시장이 ‘속초 르네상스’를 펼칠 수 있도록 고질적 난제(難題) 해결해주는 일에 정부가 필요한 이유다. 그를 보면 넷플렉스 드라마 ‘D.P 시즌2’ 포스터가 생각난다. “결코 바뀔수 없을 것이다. 뭐라도 하지않는다면”.



fob14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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