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JYP, 매출 절반 이상 해외에서 벌었다
2023-08-22 11:04


뉴진스 [어도어 제공]

데뷔 1년차 뉴진스부터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스트레이 키즈가 정상에 오르고, 올 한 해 대한민국 대중음악 사상 유례없는 음반 판매량을 달성한 세븐틴이 2위에 이름을 올렸다.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에서다. 방탄소년단(BTS)을 필두로 북미, 유럽 시장으로 확대된 K-팝은 명실상부 최고의 ‘수출 콘텐츠’가 됐다.

가요계에 따르면 하이브를 필두로 JYP, YG, SM 등 4사 가요기획사의 해외 매출 비중이 점차 늘고 있다. 국내 1위 엔터테인먼트사인 하이브의 매출 구조는 특히나 해외 비중이 높다. 굵직한 그룹들의 활약이 매출로 이어졌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하이브는 올해 상반기 매출 1조316억원 중 63.3%에 해당하는 6526억원이 해외에서 나왔다. 회사 매출의 63.3%다. 국내 매출은 3787억원(36.7%)으로 확인됐다. 하이브의 해외 매출은 아시아가 30.7%(3170억원)로 가장 높지만, 북미 지역도 큰 차이는 없다. 북미에선 27.8%(287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4대 가요기획사의 매출도 해외 비중이 높다. 트와이스와 스트레이 키즈가 북미 지역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는 JYP엔터테인먼트는 52%, 블랙핑크를 등에 업은 YG엔터테인먼트는 49%, NCT, 에스파의 SM엔터테인먼트 34%의 매출을 해외에서 올리고 있다.

K-팝 기획사에서 매출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은 음반 판매량이다.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까지 대한민국의 음반 수출액은 1억3293만달러(약 1685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17.1%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하이브의 매출에서도 앨범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41.7%에 달한다. 가요계 관계자는 “상반기 중 하이브 한 곳에서만 해외에 판매한 앨범이 2000억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귀띔했다.

음반 산업은 ‘스트리밍 시대’로 돌입했으나, K-팝 그룹의 음반은 소장용으로의 가치가 높다. 과거 CD 시대에서처럼 실물 음반으로만 소비되는 상품이 아니라, 그룹의 세계관과 콘셉트를 충실히 반영한 디자인 상품이자 포토카드 등이 더해진 굿즈로 소장 욕구를 불러온다. 앨범마다 랜덤으로 들어간 포토카드는 K-팝 음반의 다량구매를 일으키는 ‘영업 전략’이기도 하다. 이로 인해 실물 음반을 MD(머천다이즈)처럼 모으는 팬덤 문화가 앨범 판매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실제로 음악 시장 분석업체 루미네이트는 지난달 발표한 2023년 중간보고서에서 지난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실물(피지컬) 앨범 10장 가운데 7장은 K-팝 그룹이 차지했다. 지식재산권 전문가인 법무법인 린의 구태언 대표 변호사는 “세계가 열광하는 K-팝 스타들의 포토카드가 한류를 대표하는 수출품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디지털 시대를 맞아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무료로 음악을 감상할 수 있게 되면서, IP(지식재산권)를 생산하는 기업들은 관련 굿즈와 결합해 매출을 일으키는 쪽으로 비즈니스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며 “초상권 보호 등 K팝 스타들의 IP 가치를 높일 방안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강조한다. 고승희 기자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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