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구분 없이 대중이 좋아하는 음악만 한 게 벌써 35주년 맞았습니다” 하성호 단장
2023-08-29 10:35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클래식, 재즈, 대중음악 등 장르의 구분없이 대중이 좋아하는 음악만 연주해온 게 벌써 35주년을 맞았다.”

오는 9월 3일 오후 5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하성호와 서울팝스오케스트라’ 35주년 특별음악회를 개최하는 하성호 단장은 그동안 연주회를 무려 3천회 이상 열었고 정기연주회만도 115회에 이른다.

창단연주회는 서울올림픽 개막식 3일전인 1988년 9월 14일 열렸다. 당시만 해도 신생 오케스트라를 구성해 유지하는 일은 극히 어려운 일이었다.

“일단 창단연주회 날짜부터 잡았다. 이게 성공비결이었다. 혁명도 날짜부터 잡고 해야 성공한다. 개관연주 당시 우리 혁명동지가 10명이다. 날짜가 잡히니 목표가 뚜렷해져 밀어붙일 수 있었다. 당시 관객의 반 이상이 서울올림픽때 방한한 외국인이었다. 이름 없는 오케스트라가 매진이 됐다. 신생 오케스트라에게 말이 안되는 상황이었다.”

하 단장은 올림픽전 개발도상국에서 예술의 전당이 없던 시절 호암아트홀 1천석을 매진시켰다. 창단연주회를 화려하게 성공시키며 여러 방송국에서 섭외 전화를 받었다. 그후 매년 창단기념회를 중단 없이 열었다. 한 오케스트라에서 지휘자를 35년이나 하는 경우도 유일한 케이스다.

중앙대학교 음악대 작곡가를 졸업한 하 단장은 76년 졸업식을 한 다음말 미국 보스턴에 있는 실용음악전문 교육기관 버클리 음악 대학으로 유학 갔다. 버클리대학 한국 최초의 입학생이자 중앙대 예술대 최초의 미국 유학생이었다.

“처음에는 뉴잉글랜드의 한 대학에서 클래식 음악을 공부하러 갔다가 인근 버클리음대에서 빅밴드 재즈연주를 보고 반해, 13년간 버글리음대에서 재즈와 작곡, 지휘를 공부하며 학부와 석박사까지 마쳤다. 내가 4학년때 색소폰연주가인 정성조가 입학했다.”


하 단장은 귀국후 서울팝스오케스트라를 결성하고 35년간 28개국을 다니며 연주회를 가졌고, 국내는 제주 서귀포에서 고성 금강산까지 안가본 데가 없을 정도지만, 지금도 매일 한시간반 정도 운동을 하며 체력을 다지는 등 여전히 에너지가 넘친다.

“3가지 목표가 있다. 현역으로 지휘를 가장 많이 한 사람, 한 오케스트라내에서 가장 오랜 기간 지휘를 한 사람, 지구상에서 현역으로 가장 오래 활동한 지휘자로 기네스북에 오르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적어도 95~100세까지는 활동해야 한다.”

하성호 단장은 콜라보를 통해 음악을 대중화시킨 것으로도 유명하다. 1989년 가수 김종찬의 ‘사랑이 저만치 가네’가 히트하자 예술의 전당에 김종찬과 테너인 고(故) 박인수 서울대 교수를 한 무대에 세웠다. 그해 10월에는 박인수&이동원의 ‘향수’라는 메가 히트작도 나왔다. 1992년 예술의 전당에서 국악과 양악의 콜라보 공연을 펼쳐 퓨전 국악을 가장 먼저 시도하기도 했다.

“모든 산업은 융합이다. 나는 음악으로 35년전부터 클래식과 대중음악, 국악과 양악의 콜라보를 통해 대중화를 시도했다. 박인수 교수는 내 무대에 70회 정도 올랐다. 성악가가 대중가요를 부르니 논란도 많았고, 나도 음악계의 이단아 소리를 듣기도 했다.”

하 단장은 철저하게 대중이 좋아하는 음악만 한다고 했다. 그는 “대중의 기호는 따로 없다. 대중의 마음은 빨리 움직이는 ‘생물’이다. 정치건 문화건, 이 세상 모든 산물은 대중을 위해 존재한다”면서 “BTS가 왜 존재하는가? 대중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이 일을 하면 지구를 움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35주년 특별음악회에는 소리꾼 장사익,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설요은, 성악가 진윤희, 서운정, 오유석, 윤승환 등이 무대에 오른다. 대중이 좋아하지 않는 곡은 무대에 올리지 않는다는 원칙 아래, 장사익은 ‘낭만에 대하여’ ‘동백아가씨’ ‘봄비’를 부르고, 설요은도 멘텔스존 바이올린 협주곡 마단조 제1악장 부분만 협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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