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전국교사일동이 연 '국회 입법 촉구 추모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교육부와 국회, 정부가 교원지위법과 초·중등교육법 등 교권 관련 법안 개정 속도를 내고 있지만, 현장 교사들은 아동학대처벌법 개정 등 본질적인 대책은 지지부진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오는 4일 서울 서이초 교사 사망 49재일을 두고 예고된 집단 행동 움직임도 여전하다.
1일 교권 회복 및 보호 입법화 지원을 위한 여‧야‧정‧시도교육감 4자 협의체는 2차 회의를 열고 8월 한달 진행된 국회 교육위원회 논의 결과를 발표했다.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교원지위법), 초중등교육법, 유아교육법, 교육기본법 등 4대 법안이 오는 4일 교육위 전체회의에서 통과될 예정이다.
교육부와 여야정이 법 통과를 약속했지만 초등교사 커뮤니티 ‘인디스쿨’ 등에는 여전히 9월 4일 ‘공교육 정상화의 날’을 두고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서이초 교사 49재일을 교권 보호를 위한 집단 행동의 날로 정하고 집단 연가·병가 사용을 예고한 상태다. 학교장 권한으로 재량휴업을 결정한 곳도 전국에 20여곳 가량 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교사들은 단체 행동을 지지하며 당일 체험학습 신청을 한 학생·학부모 사례를 공유하는 등 결속을 다지는 모습이다. 한 교사는 커뮤니티에 “공교육 멈춤(정상화)의 날에 참여한다는 목적으로 2명 학생이 체험학습 신청서를 냈다. 학부모들에게 가정학습에 대한 안내를 할까 고민 중”이라고 적었다. 또 다른 교사는 “어제 저녁 (체험학습, 가정학습) 가정통신문을 내보내고 오늘 출근하니 14명의 학생이 가정통신문과 응원의 메시지를 제출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교사는 “학교 차원에서 담임 교사들이 알림장을 통해 관련 안내문을 보내기로 했다. 학교가 정상 운영될 것으로 보기 어렵고 선생님들의 참여 여부를 알 수는 없으니 원한다면 가정 체험을 제출하라고 하는 내용”이라고 했다. 학교 차원에서 체험학습을 독려하고 있다는 게시글을 작성한 교사도 있다.
교육부는 추모 목적의 연가·병가 사용과 재량 휴업을 ‘우회 파업’으로 규정하고 해당 교원과 학교장에 대한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힌 상태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번주 들어 두차례 교육부, 전국교육감, 교원단체, 9월 4일 집회 개최 교사들이 모인 논의 테이블을 구성했지만, 교육부는 엄중 대응을 고수하고 있다.
교육계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아동학대처벌법)과 아동복지법 개정안 통과를 촉구하고 있다. 교사를 대상으로 한 무분별한 아동학대 고소, 협박을 막기 위해서는 국회 교육위 소관 법 개정안 통과로는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아동학대 관련 법안 개정은 보건복지위원회 논의 사항이다.
교사노동조합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교사의 교육활동과 학생지도 활동이 아동학대로 신고될 때 신고받은 기관이 조사·수사 이전에 교육감 의견을 청취하는 것을 의무화하도록 아동학대처벌법을 신속히 개정할 것을 요구했다. 교사노동조합 관계자는 “국회 전체가 움직여야 되는 시점이다. 교육위 관련 법안으로는 아직 부족하다는 것이 현장 의견”이라고 말했다. 이어 “교육부의 강경 대응은 (집단행동에) 더 불을 붙이는 격”이라며 “일부 위축된 교사들도 있지만 현장은 강경 대응에 꺾이는 모양새가 되는걸 매우 꺼려하는 분위기다. 교육부가 진심으로 선생님을 보호하고 싶어한다면 강경 대응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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