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 살인 미리 막을 수 있다니” 신기한 ‘기술’이 나왔다
2023-09-02 14:14


'신림동 등산로 성폭행 살인 사건' 피의자 최윤종. 그는 과거 우울증 병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

[헤럴드경제=고재우 기자] “이 환자는 우울증과 스트레스 대응능력에서 치료가 필요해보입니다.”

최근 서울 신림역, 경기도 성남시 서현역, 신림동 성폭행까지. ‘묻지마 살인 및 폭행’이 연달아 발생하면서 대한민국은 말 그대로 패닉에 빠졌다. 정신건강이 사회적 문제로 비화되는 시대다.

문제는 이를 인지, 치료하는 데에 진입장벽이 너무 높다는 데에 있다. 그래서 이런 대안이 나왔다. 간단한 설문조사와 ‘침 뱉기’. 이를 통해 개인의 스트레스 대응 능력 등을 평가하는 기술이다.

간단한 검사로 묻지마 살인 가능성까지도 예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설문조사와 타액호르몬 분석으로 구성된 키트로 우울증 등을 점검해 개인의 스트레스 대응능력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석정호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창업한 마인즈에이아이에서 개발했다.


마인즈.내비 키트 [마인즈에이아이 홈페이지 캡쳐]

1일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본관에서 열린 ‘연세의료원 생명사랑위기대응센터 연합 심포지엄’에서는 마인즈에이아이가 개발한 키트인 ‘마인즈.내비(Minds.NAVI)’가 소개됐다.

마인즈.내비는 프로브(PROVE) 검사와 타액호르몬 분석(생체지표)으로 구성돼 있다. 프로브 검사는 우울증의 원인과 관련 깊은 정신건강보호-취약 요인들을 통합적으로 평가한다.

예를 들어 학대, 따돌림, 가정폭력 등으로 인한 트라우마는 ‘성격장애’를 만들 수 있다. 이 성격장애가 자신에게 향하는 경우는 우울증이고, 타인에게 향하면 폭력 등 묻지마 살인이 될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타액 호르몬 검사를 위해 침을 뱉는 모습. [유튜브 캡쳐]

타액호르몬 분석은 타액으로 호르몬을 분석해 스트레스 정도 및 지속기간 등을 평가한다. 만성적인 스트레스로 신체 에너지가 떨어질 경우 자살 등이 우려된다.

해당 키트가 주목 받는 이유는 설문조사 위주인 프로브 검사의 ‘주관성’ 뿐만 아니라 타액호르몬 분석을 통해 ‘객관성’까지 담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인즈.내비는 현재 탐색 임상을 완료하고, 확증 임상을 준비 중이다.

마인즈에이아이는 해당 임상이 마무리 될 경우, 내년 상반기에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2등급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로 허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석정호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강남세브란스병원 제공]

석 교수는 “성장기에 경험한 여러 일들로 인해 안정된 심리상태를 유지하지 못 하면 성격장애 등이 성인기에 나올 위험성이 크다”며 “이런 부분을 정신건강 위험요인과 보호요인을 통합해 평가하는 ‘한글판 도구’를 자체적으로 만든 것이고, 정신 건강검진이나 위험성 있는 데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에서도 정신 건강검진 강화 등을 약속한 상황”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k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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