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도 안돼 꺾인 중국 위안화의 기축통화 꿈 [투자뉴스 뒤풀이]
2023-09-05 17:49


중국 경제가 내내 시끄럽네요. 그 와중에 속절없이 추락하는 중국 돈 위안화가 이래저래 말썽입니다. 연초만해도 일부에선 위안화가 미국 달러에 도전한다며 스포트라이트를 보냈죠. 때마침 사우디아라비아와 위안화로 원유 결제를 하겠다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호기로운 발표까지 더해지면서 ‘페트로 위안’이란 표현은 단숨에 수많은 사람들을 사로잡았습니다.

하지만 중국 경제가 장기 불황의 늪에 빠질 것이란 우려가 거세지면서 위안화는 기축통화는 고사하고 그 가치조차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물론, 앞날은 어찌될지 모르는 것입니다. 위안화가 정말 기축통화가 될 수도 있고 그 날이 당장 내일이 될지도 모릅니다.(외계인이 지구 정복을 한 뒤 중국만 살려 놓는다면) 다만 현 시점에서, 위안화가 기축통화나 그에 버금가는 글로벌 주요 통화가 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나름의 설명을 드려볼까 합니다.

▶일단 미국 달러가 기축통화가 된 역사를 잠깐 살펴볼까요? 왜 달러가 이렇게 공고한 지위를 얻었는지 알아야 중국 위안화가 그 길을 갈 수 있을지 짐작할 수 있을테니까요.

미국 달러 역사는 생각보다 길지 않습니다. 1776년 독립 이후 한참 뒤인 1792년에야 달러란 게 처음으로 쓰였고 1913년이 돼서야 공용통화가 되었습니다. 각 주마다 흩어진 중앙은행과 저마다의 화폐를 연방준비이사회(Fed·연준)가 들어서면서 통일한 것이죠. 그러니깐 불과 110년밖에 되지 않은 셈입니다.

최초의 글로벌 기축통화는 영국 파운드입니다. 산업혁명 후 글로벌 무역을 장악한 영국은 최강대국이었고 당연히 화폐도 그 지위를 누렸습니다. 1816년 영국은 최초로 금본위제를 채택함으로써 기존의 강력한 경제력과 넉넉한 유통량에 가치의 안정성까지 갖추게 됐습니다. 종이쪼가리에 불과한 화폐는 영국이란 국가가 지급보증을 함으로써 '파운드'라는 가치를 가진 교환수단 및 가치저장수단이 되고, 그 국가는 절대 가치를 가진 금과 화폐 가치를 연동함으로써 누구나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하지만 1, 2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파운드는 급격히 추락합니다. 전쟁 비용을 대느라 너무 많은 돈을 찍어낸 것이죠. 금이 얼마나 있는지, 화폐 가치가 어떤지 따질 겨를이 없었죠. 결국 영국은 1914년 금본위제를 포기합니다. 여기에 대공황이 발생하면서 파운드 중심의 금본위제는 무너집니다. 결국 1931년 파운드와 금 교환을 아예 중단했습니다.


[연합]

그 사이 대서양 건너편 미국이 유일 강대국으로 올라섭니다. 경제·무역·금융 파워는 자연히 화폐 파워로 이어지게 됩니다. 더군다나 당시 미국은 전세계 금의 70% 가량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2차 대전이 끝나고 주요국은 새로운 통화질서인 '브레턴우즈'(Bretton Woods) 체제를 만들어냅니다. 달러가 금과 일정 비율로 교환하는(금태환) 의무를 지는 대신 각국은 달러를 기준으로 환율을 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지속적인 무역적자로 달러를 더 이상 금과 교환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고 베트남전쟁까지 겹치면서 1971년 닉슨 대통령은 금태환을 중지한다고 선언합니다. 일방적이죠.

만약 반세기 전 파운드가 휘청이던 시절처럼 기축통화 아성에 도전하는 화폐가 있었다면 달러는 자리를 빼앗겼을 것입니다. 하지만 달러는 브레턴우즈 체제 종식 이후에도 기축통화 지위를 유지합니다. 그 어떤 화폐도 미국 달러만큼 많이 통용되지도, 신뢰가 가지도, 안정적이지도 않았던 것입니다.

특히 무엇보다 1970년대 중동 국가들이 석유 국유화를 하면서 중동 정세가 요동치던 당시 미 국무장관인 헨리 키신저가 1974년 석유수출국기구(OECD)와 역사적인 협약을 체결합니다. 미국이 중동 국가의 석유자산 권리를 인정하는 대신 원유 결제대금을 달러로 사용하기로 한 것입니다. 금본위제가 '석유본위제'가 된 셈입니다. 이것이 '페트로달러'란 표현의 탄생입니다.

그리고 미국의 힘이 얼마나 강력한지 보여주는 좋은 예는 1985년 플라자합의입니다. 경상수지 적자에 시달리던 미국은 수출 경쟁력을 키우고 달러 지위를 더 공고히하기 위해 일본 엔화와 독일 마르크화의 평가절상을 요구했습니다. 이후 2년만에 달러 가치는 30%이상 급락했죠.

이는 곧 일본 엔화가치는 급격히 상승한 것을 의미합니다. 일본은 하루아침에 날벼락을 맞은 셈이고 그렇게 '잃어버린 30년'이 시작됐습니다. 좋게 말해 '합의'지 사실상 환율 전쟁에서 일방적으로 승리한 것입니다. 지금 현시점에서 미국이든 중국이든, 어느 강대국이라도 동맹국에 환율을 30% 갑자기 움직이라고 강요할 수 있을까요? 그만큼 미국은, 자국을 위해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나라였습니다.


[123rf]

▶그럼 중국 위안화가 얼마나 성장했는지 살펴볼까요?

세계 외환시장에서 위안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1년 0%였습니다. 어느 나라도 중국 위안화로 거래를 하지 않았죠. 하지만 지난해 말 기준으로 이 비중은 3.5%로 올라섭니다.

같은 기간 글로벌 외환보유고 비중도 0%에서 2.7%로 늘어납니다. 소수의 동남아 국가들이나 쓰던 위안화는 이제 전세계 100여개국의 무역결제에 이용되고 있습니다.

중국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세계의 공장'으로 자리매김하자 자연히 위안화가 조금씩 널리 쓰이게 된 것입니다.

글로벌 통화체제에서도 중국은 위안화 위상 격상에 나섭니다.

중국은 2015년 미국 달러 중심의 무역 결제망인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를 대체하는 '국경간 결제 매커니즘(CIPS)'를 출범합니다. 이 시스템을 통하면 위안화로 거래와 청산이 가능하죠.

또 국제통화기금(IMF)은 2016년 10월부터 특별인출권(SDR) 통화바스켓에 위안화를 편입시켰습니다. SDR은 IMF가입국이 국제수지가 악화될 경우 필요한 규모의 외화를 인출할 수 있는 권리통화를 의미합니다. 브레턴우즈 체제의 산물인 IMF가 위안화를 공식 통화로 인정한 것이죠.

시진핑 주석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원유 대금 결제를 위안화로 하겠단 의지도 나타내고 브라질과도 양국 교역에서 위안화 사용을 약속하기도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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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냉철히 봤을 때 중국 위안화가 성장한 건 맞지만 그렇다고 미국 달러와 어깨를 견줄만큼 키가 큰 것은 아닙니다.

SWIFT 내 달러 비중은 42.7%, 위안화는 2.3%로 비교할 수준이 아닙니다. SWIFT를 대체하겠다고 만든 CIPS는 우물 안 개구리 신세입니다. SWIFT 연간 거래금액은 150조달러에 달하지만 중국의 CIPS는 14조달러에 불과합니다. SWIFT의 회원 은행은 1만1000개, CIPS는 1353개에 불과합니다.

글로벌 외환보유고 가운데 위안화 비중이 2.7%로, 앞서 언급한대로 2001년에 비해선 증가했지만 미국 달러의 58.4%에 비하면 매우 적습니다. 위안화는 유로화, 엔화, 파운드화에 이어 순위로는 4번째긴 하지만 비중 자체는 미미할 따름이죠.

IMF SDR 내 비중 역시 위안화는 11.6%로 미국 43.3%보다 작습니다. 무엇보다 글로벌 외환시장 거래에서 달러 비중은 90%에 육박합니다. 위안화가 글로벌 금융시스템에선 완전 꼬마인 셈입니다.

그럼 무역 부문에선 어떨까요. 중국이 수출 1위(14.6%), 수입 2위(10.8%·이상 2022년 기준) 경제대국인 탓에 무역결제에선 위안화가 조금씩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그런가하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의 제재로 러시아가 SWIFT에서 배제되면서 중국과 러시아 간 무역에 위안화 결제가 늘고 있긴 합니다. 또 러시아와 거래를 해야 하는 일부 나라들이 어쩔 수 없이 달러가 아닌 위안화를 사용하긴 합니다. 하지만 이건 위안화 위상이 높아져서가 아니라 미국의 제재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페트로위안'이란 표현을 탄생시킨 사우디와 원유 거래는 어떤가요? 여기서 주목해야할 것이 있습니다. 사우디와 원유 거래를 할 때 위안화로 결제하는 것을 추진하겠다고 말한 건 지난해 12월 사우디를 방문했을 때 시진핑 주석입니다. 그런데 사우디 쪽에선 그런 말이 전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공동성명 18개 합의사항에 위안화 원유 결제에 대한 내용은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사실상 시진핑 주석의 일방적인 짝사랑이 동네방네 퍼졌지만 정작 상대는 마음을 받아줄 생각이 없는 것입니다.

지난 2월 블룸버그의 자비에르 블라스 칼럼니스트는 “위안화의 필연적인 부상에 대한 신화”란 칼럼에서 '페트로위안'을 '착각'(illusion)이라고 일축했습니다. 그는 사우디 정부 내 어떤 관료도 위안화 결제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죠. 특히 그는 지난 60년 간 가공할 정도의 담합(카르텔)을 쌓아온 OPEC 회원국들이 왜 가격 결정권을 중국에 넘겨주겠느냐고 반문했습니다. 만약 페트로위안을 사우디가 받아들인다면 일본, 한국, 대만 등 사우디 석유 수출의 3분의 1을 책임지는 나라가 엔화나 원화로 결제하자고 하면 외면할 수 있을까란 질문도 던졌습니다.

아르헨티나가 중국과 밀착해 위안화 통화 스와프를 맺은 것도 언뜻 생각하면 위안화 위상이 높아진 것으로 볼 수 있지만 한꺼풀만 벗겨보면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아르헨티나는 100%가 넘는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습니다. 중앙은행이 물가를 잡겠다고 금리를 올리면서 기준금리가 무려 118%에 달합니다. 국가부도 위험의 시한폭탄은 터지기 일보직전입니다. 어느 나라가 그런 아르헨티나에 돈을 빌려주겠습니까. 그때 찾은 탈출구가 중국 위안화입니다. IMF로부터 받은 440억달러 규모의 차관 가운데 상환이 임박한 27억달러의 채무를 갚을 길이 없자 위안화로 갚겠다고 한 것입니다.

그런데 최근 아르헨티나 대통령 예비선거에서 극우성향 후보인 하비에르 밀레이가 예상밖의 1위에 올랐습니다. 그가 내걸은 공약은 대통령 공약이 맞나 싶을 정도로 파격적입니다. 중앙은행을 없애고 달러를 공식통화로 채택하겠다는 것입니다. 사실상 통화정책을 포기하겠단 것입니다. 중국 입장에선 실제 정책이 집행되면 돈을 떼이게 되는 셈입니다. 설사 그렇지 않더라도 아르헨티나가 국가부도를 선언하면 역시나 통화스와프니 뭐니 다 소용 없어 지는 것입니다.

이처럼 사우디와 아르헨티나 등의 예를 살펴보면, 위안화는 스스로 위상이 높아지거나 그 필요성이 자생적으로 늘어난 것이 아니라 정치적 필요성,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에 따른 것인 셈입니다.

▶잠시 스위스 이야기를 해볼까요. 스위스 프랑은 글로벌 결제통화 가운데 10손가락 안에 듭니다. 달러 대비 주요 통화 가운데 꼭 들어가죠. 그런데 스위스 GDP는 명목 기준으로는 전세계 20번째, 구매력평가(PPP) 기준으로는 36번째 국가입니다.(이상 2023년 추정치 기준) GDP 기준 13번째인 한국이 경제규모로는 훨씬 더 크지만 우리나라 원화는 주요 통화에 끼지 못하는 반면 스위스 프랑은 꼭 들어갑니다.

이는 글로벌 금융시스템에서 통화의 가장 중요한 본질 때문입니다. 바로 '신뢰'입니다. 스위스를 정의하는 단어 하나를 꼽으라면 바로 신뢰입니다. 지금이야 스위스가 잘사는 나라지만 과거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국토의 70% 이상이 산이라 가난에 허덕이던 과거 스위스는 유럽 각국에 진출한 용병들이 보내오는 수입으로 먹고 살았습니다.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 목숨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목숨을 내놓았습니다. 프랑스 대혁명 당시 파리 군중이 왕궁으로 쳐들어가자 프랑스 군인들로 구성된 근위병들은 모두 도망쳤지만 스위스 용병 근위대는 끝까지 남아 있었습니다. 이를 딱하게 여긴 군중들이 스위스 군인들에게 조국으로 돌아가라며 길을 터줬지만 용병들은 끝까지 싸웠고 전멸했습니다. 그 숫자는 무려 786명에 달했습니다.

이들이 목숨을 버리며 남의 나라 왕을 지킨 이유는 딱 하나, 신뢰 때문입니다. 여기서 무기를 버리고 도망가면 앞으로 스위스 용병을 믿고 고용할 왕이나 귀족이 없을 것이란 생각 때문이죠. 스위스 사람들에게 신뢰는 곧 목숨이자 살아가는 방법입니다.

전세계 검은돈이 모두 모이는 곳이 스위스 은행입니다. 뭘 믿고 스위스은행에 거부들이 돈을 맡길까요? 바로 이 같은 뿌리 깊은 신뢰 때문입니다. 이 작은 나라가 UBS 같은 초대형 투자은행(IB)을 보유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럼 다시 중국 이야기를 해볼까요? 중국에 대한 신뢰는 얼마나 강할까요? 전세계 최대 IT기업이던 알리바바는 나락으로 떨어진 상태입니다. 창업주 마윈이 시진핑 주석의 심기를 거슬렀기 때문이란 게 공공연한 비밀이죠. 지난 7월부터는 반(反)간첩법을 시행해 해외기관이나 조직, 개인이 중국 국가안보를 해칠 경우 법적 처벌을 하겠다고 나섰습니다. '국가안보와 이익'이란 자의적 잣대는 경제와 금융에 필수인 '신뢰'와 정반대입니다. 그런데 위안화를 들고 거래를 할 수 있을까요?

시장을 크게 재화시장과 금융시장으로 나뉜다면, 재화시장에선 좋은 물건을 값싸게 만들어 팔면 위상을 높일 수 있습니다. 중국이 바로 그 길을 걸었죠. 하지만 금융시장은 어떤가요? 금융시장은 눈에 보이는 물건을 사고 팔지 않습니다. 모든 것이 한낱 종이문서에 불과한 계약이죠.

내가 돈을 맡기면 떼먹지 않고 이자까지 얹어 돌려 줄 것이란 믿음이 있어야 은행이 돌아갑니다. 돈을 투자하면 주주로서 권리를 인정 받을 것이란 믿음이 있어야 주식시장이 돌아가고, 만기가 되면 약속을 이행할 것이란 믿음이 있기 때문에 채권시장이 존재합니다. 모든 것이 약속 그리고 그 기저에 깔려 있는 신뢰가 금융의 모든 것입니다. 이건 억지로 단기에 만들어낼 수 없는 것이고, 꾸준히 시간이 증명해온 결과물입니다. 중국은 아직 갈 길이 멉니다.

▶신뢰 문제가 핵심적이긴 하지만 조금 추상적이었다면, 구체적으로 중국이 기축통화가 되기 힘든 경제 근원적 이유를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한 나라의 통화가 기축통화가 되려면 전세계 다른 나라들이 필요한만큼 그 통화를 사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때문에 기축통화가 되기 위한 기본 중의 기본 전제는 거래가 쉽고 거래량이 많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렇게 해당 화폐를 원하는 만큼 공급한다는 건 기축통화국 입장에선 지속적으로 경상수지 적자를 감내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만약 경상수지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통화 공급을 줄여버리면 세계 경제는 유동성 축소에 따른 혼란을 빚게 되고 기축통화로서의 지위를 유지할 수 없게 되죠.

그렇다고 마냥 무역수지 적자를 감내하면서 통화를 공급하다간 해당 통화 가치가 하락해 준비자산으로서 신뢰가 떨어지게 됩니다. 어느 쪽이든 기축통화의 결말은 새드엔딩인 셈이죠. 일찌감치 미국 예일대의 로버트 트리핀 교수가 예견한 '트리핀 딜레마'입니다. 영국의 파운드가 금본위제를 포기하면서 기축통화의 자리를 유지하지 못한 것이 바로 이 트리핀 딜레마의 대표적인 예입니다.

미국 역시 이 딜레마를 피하지 못해 앞서 언급한대로 플라자합의를 통해 일본, 독일에 피해를 전가함으로써 위기를 모면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이후에도 무역수지는 개선되지 않고 외국인 투자만 저해하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결국 미국은 1995년 무역수지 개선을 포기하고 자본수지 개선을 위해 달러 강세를 유도하는 승부수를 던집니다. 미국을 제조업 중심의 국가에서 금융 강국으로 변모시켜 세계 경제를 지배하겠단 전략입니다.

중국이 지금 경제력 수준에서, 막대한 무역적자를 용인하면서 위안화를 기축통화로 만들기 위해 유동성을 마구마구 늘릴 수 있을까요? 설사 어찌어찌 기축통화 혹은 기축통화 비슷한 수준의 위상을 갖게 되더라도 그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얼마나 경상수지 적자를 감내할 수 있을까요? 아니면 미국의 해법처럼 글로벌 자본시장을 장악할 수 있을까요?

어느 쪽으로든 지금 중국이 기축통화의 태생적 모순이자 기축통화국이 지닌 고통을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진 않습니다.


더군다나 중국의 성장 속도마저 느려지고 있습니다. 중국이 내걸은 올해 목표 GDP는 5%입니다. 개혁개방 이후 가장 낮습니다. 그마저도 최근 경제위기로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4%대로 낮춰잡고 있습니다.

또 미국의 제재, 제조업 리쇼어링 등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의 수출, 수입 비중도 줄어들고 있습니다. 중국의 경제 성장 동력이 줄어들면 설사 중국 내, 혹은 일부 친(親)중국 국가의 위안화 거래 결제 비중이 증가하더라도 위안화 파워는 약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쓰다보니 참 길어졌습니다. 결론을 거칠게 말씀드리면, 서울의 어느 제법 살기 좋은 동네 집값이 하루가 다르게 뛴다고 해서 '곧 압구정 집값 넘어선다'고 말하면 곤란하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달러의 시대는 저무는가 (이철환 전 금융정보분석원장) / 장하준의 경제학강의 (장하준 캠브리지대 교수) / 위안화(CNY), 아직 멀어 보이는 스토리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 리포트) 등 참조)

김우영 기자/CFA

#헤럴드경제에서 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CFA 자격증을 취득한 뒤 CFA한국협회 금융지성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정보를 알기 쉽게 전달해야 하는 기자로서 사명감에 CFA의 전문성을 더해 독자 여러분께 동화처럼 재미있게 금융투자 뉴스를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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