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원이면 삼성맨·경찰 다 가능…메일 조작해 블라인드 계정 판 30대 검거
2023-09-06 12:01


블라인드 [플레이스토어 캡처]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자신이 만든 프로그램으로 메일을 조작해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 계정’을 100개를 만들어 판매한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해당 남성이 판 계정으로 블라인드에서 경찰을 사칭해 살인 예고 글을 작성한 30대는 지난달 31일 구속 송치됐다.

경찰청 사이버수사국은 지난 1일 정보통신망법상 정보통신침입죄 혐의 등으로 30대 남성 A씨를 검거했다고 6일 밝혔다. A씨는 올해 6월부터 지난달 초까지 삼성, 엘지 등 국내 대기업을 비롯해 경찰청, 교육청 등 공공기관 소속으로 표시되는 블라인드 계정 100개를 만들어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메일의 ‘보내는 사람’을 조작하는 식으로 블라인드 계정을 무한 생성했다. 올해 초 A씨는 이직하려는 회사의 분위기를 파악하기 위해 블라인드 계정을 구하던 중, 존재하지 않는 이메일로도 계정을 만드는 법을 알게 됐다.

블라인드 계정을 만들기 위해서는 회사 메일로 블라인드 측에 인증코드를 보내야 하는데, IT 회사에서 일하는 B씨는 자신이 만든 프로그램으로 메일 주소를 가짜로 만들어 인증을 했다.

이러한 방식으로 거래하는 사람이 원하는 회사 계정을 만들어 개당 5만원씩 팔아 500만원을 챙겼다. A씨가 팔아넘긴 회사 계정은 삼성, LG 등 대기업을 포함해 다수의 공공기관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경찰 계정은 3개였다.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 갈무리]

A씨의 범행 수법은 A씨로부터 계정을 산 30대 남성 B씨가 지난달 21일 경찰청을 사칭해 살인 예고글을 작성하면서 적발됐다. B씨는 자신에게 욕설을 한 계정에 대한 조치가 안 이뤄진 것에 대해 불만을 품고 “블라인드가 사라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글을 작성한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밝혀졌다. 경찰에 붙잡힌 A씨는 “이런 일이 생길 지 몰랐다”며 “걱정돼서 본인이 사용했던 계정을 다 삭제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부정한 방법으로 생성된 계정이 추가로 존재하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블라인드 측에 이에 관한 정보 제공을 요청했으나 현재까지 관련 답변을 듣지 못한 상황이다.

현재 블라인드 측의 조치로 A씨의 수법으로 계정을 만들지는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로부터 계정을 산 사람들을 추가 조사하고 있다.



binna@heraldcorp.com



랭킹뉴스


COPYRIGHT ⓒ HERALD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