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부친, 일제치하 자발적 공무원…백선엽도 마찬가지” 野 때린 하태경
2023-09-07 11:29


문재인 전 대통령이 8일 오전 전남 구례군 구례읍 양정마을에서 열린 '섬진강 수해 극복 3주년 행사'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부친이 일제시대 때 공무원이었다는 사실을 감추고 싶은 것이냐.”

문재인 전 대통령 부친의 친일파 논란과 관련, 박민식 보훈부 장관을 고발하겠다고 밝힌 야당을 향해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문재인 전 대통령 부친이 일제강점기 당시 공무원으로 재직한 것은 분명한데 백선엽 장군만 친일파가 되는 이유가 뭐냐고 꼬집으면서다.

7일 하 의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친은 일제시대인 1940년 보통문관시험(현 9급 공무원시험)에 합격했다”며 “이는 문 전 대통령의 부친이 해방 전 일제시대에도 관리(공무원)를 하셨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공무원 직급체계는 일제시대나 지금이나 큰 차이가 없다. 해방 후 함흥시청 계장(현 5급에 해당)을 했다면 (끄보다 앞선) 일제시대에 서기보나 서기, 주사를 지냈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하 의원은 “(일제시대 보통문관시험은) 1930년대 들어서면서 조선 청년들이 많이 합격하면서 똑똑하고 능력있는 조선 청년들의 입신출세의 관문이 된다”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친도 그 중의 한 분”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백선엽 장군도 (문 전 대통령 부친과) 마찬가지다. 그런데 민주당은 백선엽 장군이 간도특설대에 근무했다는 이유로 구국영웅에 대해 친일파 딱지를 덮씌우고 있다”며 “백 장군이 간도특설대에 배치받은 1943년 이 지역에는 이미 독립군이 있지도 않았다. 당연히 백 장군이 독립군과 전투를 벌이거나 죽였다는 기록은 하나도 없다”는 주장을 펼쳤다.

하 의원의 이같은 발언은 전날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 전체회의에서 야당이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의 발언을 문제삼은 데 따른 것이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6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에 출석,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백선엽 장군은 친일파라는 취지로 건넨 질문에 박 장관은 “문 전 대통령의 부친은 흥남시청 농업계장을 했는데 친일파가 아니냐”고 반문했다. 백선엽 장군이나 문 전 대통령 부친이나 일제시대에 공무원을 했는데 왜 한 쪽만 친일파냐는 대답이다.

박 장관은 “문 전 대통령의 부친인 문용형 그분도 거의 나이가 똑같다. 당시 흥남시 농업계장을 했다”며 “흥남시 농업계장은 친일파가 아니고, 백선엽 만주 군관학교 소위는 친일파냐. 어떤 근거로 그렇게 한쪽은 친일파가 돼야 하고, 한쪽은 친일파가 안 돼야 하느냐”고도 덧붙였다.

이에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박 장관을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겠다며 “문 전 대통령의 부친이 흥남시청 농업계장을 하신 것은 일제 치하가 아니라 해방 후의 일”이라며 “문 전 대통령의 부친이 ‘친일파’라는 박 장관의 주장은 완벽한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하 의원은 이날 올린 글에서 윤 의원의 의견에 반박하며 “민주당 논리를 적용하면 백 장군이나 문 전 대통령 부친이나 다 자발적으로 공무원이 되었기 때문에 친일파”라며 “일제시대에 관리를 지냈다는 것이 죄는 아니다. 박민식 장관도 그점을 말하고자 했을 뿐”이라고 박 장관의 발언을 적극 옹호했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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