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감찰 무마 의혹 폭로로 유죄 판결이 확정돼 구청장직을 상실했다가 광복절 특별사면을 받은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이 28일 오후 서울 강서구의 한 빌딩에서 열린 자신의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승환·양근혁 기자] 여야를 막론하고 강서구청장 선거에서 패배한 쪽은 지도부 교체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선거가 윤석열 정부의 중간평가이자 내년 총선의 전초전으로 여겨지며 이례적으로 주목 받고 있기 때문이다. 후보자 선정이 중요해진 만큼 선거에서 진 지도부를 향한 책임론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강서구청장 선거 후보자 선정이 당내 불만에도 불구하고 여야 지도부의 의중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 일각에선 결정된 후보자가 선거에서 패배하면 당대표 사퇴와 함께 비상대책위원회가 출범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먼저 국민의힘에서는 전 통일부장관인 권영세 의원을 위원장으로 추대해 재창당에 준하는 비대위를 구성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신한국당, 새누리당 창당을 모델로 비대위를 구성할 가능성이 있다”며 “권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과 가까울 뿐만 아니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새누리당을 창당할 때 사무총장을 맡았던 경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7일 전략공천이 아닌 경선으로 방향을 급선회했다. 그러나 사실상 ‘답정너 김태우 공천’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김 전 구청장을 전략공천하면 김진선 국민의힘 강서구병 당협위원장이 탈당 후 출마할 수 있다는 시그널을 보내면서 지도부는 내홍 진화에 나섰지만, 큰 이변이 없는 한 지도부의 일방적인 후보자 선정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가 6일 오전 서울 국회 앞 단식투쟁천막에서 열린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자 공천장 수여식에서 진교훈 후보에게 이야기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박광온 원내대표. [연합]
더불어민주당에서도 비대위 출범론이 제기됐다.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 무기한 단식에 대한 당내 불만이 쌓인 상태에서 선거 패배가 체제 전환의 기폭제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비대위원장으로는 김부겸 전 총리와 우상호 의원 등이 거론된다.
민주당 중진 의원은 “강서구청장 선거에선 민주당이 크게 승리할 것”이라면서도 “만약 이 유리한 선거에서도 패배하면 지도부 교체는 필연적”이라고 했다. 그는 “여당이든 야당이든 이번 선거에서 지면 대표가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지도부는 진교훈 전 경찰청 차장을 전략공천했다. 검찰 수사관 출신인 김 전 구청장이 여당 공천과 무관하게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자, ‘검-경 대결’ 프레임을 구축하기 위해 전략공천을 고집한 것이다. 지도부의 일방적인 결정에 경선을 준비하던 예비후보자들의 불만이 쏟아졌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지역 기반이 없는 진 전 차장에 대한 공천은 상대 후보에 맞춘 컨셉 전략공천”이라며 “강서구 내 반발이 있어 후폭풍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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