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현지시간) 일론 머스크(왼쪽)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뉴욕에서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회동하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올해 들어 일론 머스크 테슬라·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와 세계 각국 정상들의 만남이 잇따르고 있다. 테슬라의 전기차·배터리 공장 투자와 스페이스X의 우주 사업 관련 협력 등이 주된 의제다.
올해 들어 18일(미국시간 기준) 현재까지 머스크는 5개국 정상과 공식적으로 회동해 여러 사업의 투자 문제를 논의했다.
머스크는 전날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을 만났다. 튀르키예 당국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자국에 테슬라 공장을 지어 달라고 요청했으며,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 사업 등에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달 말 튀르키예 이즈미르에서 열리는 항공우주기술축제 ‘테크노페스트’에 머스크를 초청하기도 했다.
튀르키예는 2021년 1월 튀르크사트-5A 위성을 스페이스X 로켓에 실어 발사했으며, 현재 추가 위성 발사와 달 탐사 계획을 추진 중인 만큼 머스크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다.
머스크는 지난 6월엔 미국을 국빈 방문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도 만났다. 외신들은 머스크가 저가 전기차 생산 공장을 인도에 설립하는 방안을 인도 정부와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머스크는 지난 6월 유럽 방문 당시에는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도 만났다. 멜로니 총리는 회동 후 소셜미디어에 “인공지능(AI)의 혁신과 기회·위험, 유럽 시장의 규정, 출산율 등 핵심 주제에 대해 논의한 매우 유익한 자리였다”고 적었다.
안토니오 타야니 이탈리아 부총리 겸 외무장관도 머스크와 면담한 뒤 소셜미디어에 “우리는 이탈리아가 최첨단 노동력과 기술을 보유한 분야인 자동차와 항공 우주 환경에 관해 이야기했다”고 밝혀 테슬라 공장 유치 등에 관해 논의했음을 시사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미국 국빈 방문 당시 머스크와 만난 데 이어 올해는 5∼6월 한 달 간격으로 두 차례나 만났다.
이 자리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지속해서 자동차·배터리 투자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6월 회동 당시 테슬라가 프랑스에 기가팩토리를 건설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우리는 여러 매력을 홍보할 것”이라고 답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 4월 26일 미국 국빈 방문 당시 머스크를 만나 기가팩토리 투자를 요청한 바 있다.
머스크는 지난 7월에는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와 화상회의를 하기도 했다. 역시 테슬라의 말레이시아 투자와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 도입 문제가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테슬라의 전기차를 생산하는 새 기가팩토리나 배터리 생산 공장을 유치할 경우 고용 창출 등 지역 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막대한 데다 지역 자체를 홍보하는 효과도 적지 않기 때문에 세계 여러 나라 정상이 앞다퉈 러브콜을 보내는 상황이다.
머스크 입장에서도 아직은 초기 단계인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각국 정부와 협력할 필요가 크다. 스타링크는 현재 전 세계 50여개국에서 서비스하고 있으며, 시장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또 머스크는 최근 새로 사업을 시작한 AI 개발에 관해서도 “적절한 규제가 필요하다”며 각국 정부와 접촉하고 있다.
머스크는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그레그 브록먼 오픈AI 공동창립자, 맥스 테그마크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 등과 함께 ‘AI 안전’을 주제로 원탁회의를 열기도 했다.
미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5월 머스크와 각국 정상들과의 잇단 회동을 조명하며 “머스크는 미국 내 문제에 대해서는 거침없이 얘기하지만, 세계적으로는 더 신중한 편”이라며 “자신의 사업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외국 지도자들에게는 좀 더 부드러운 접근 방식을 취한다”고 평가했다.
반면 뉴욕타임스(NYT)는 머스크가 스페이스X의 우주 사업 등을 앞세워 누구도 범접할 수 없을 정도의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면서 미국 등 각국 정부가 우려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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