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와의 아시안게임 결승전. 승리한 뒤 후배와 뜨거운 포옹을 나누며 그간 함께 흘린 땀방울을 격려했다. 그리고 그는 이번 대회를 끝으로 대표팀 유니폼을 벗는다.
최인정(33·사진)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에페 개인전에서 21년 만에 성사된 한국 선수끼리의 결승에서 후배 송세라(30)를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최인정은 24일 중국 항저우 전자대학 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여자 에페 개인전 결승에서 송세라를 연장 접전 끝에 9-8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 13년간 올림픽 3번, 아시안게임 3번 출전해 처음 받아든 금메달이었다. 만감이 교차했다.
2014 인천,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때 모두 개인전 동메달과 단체전 은메달을 따냈고, 2012 런던 올림픽과 2020 도쿄올림픽에선 단체전 은메달을 차지했다. 이 역시 어디에 내놔도 부끄럽지 않은 자랑스런 성적이었지만, 그래도 금메달을 처음 따낸 심정은 분명 달랐다.
최인정은 16강전에서 압둘 라흐만(싱가포르), 8강에서 울리야나(카자흐스탄), 준결승에서 딜나즈(우즈베키스탄)를 꺾고 결승에 올랐다. 상대는 후배 송세라였다.
2002 부산 대회 김희정(금메달), 현희(은메달) 이후 21년 만에 성사된 아시안게임 여자 에페 여자 개인전 결승의 한국 선수 맞대결은 시종일관 팽팽한 점전 끝에 연장까지 이어졌고, 언니 최인정이 9-8로 승리했다.
경기 후 후배 송세라와 따뜻한 포옹을 나눈 최인정은 경기 후 “금메달이 (그동안) 고생했다는 의미의 선물처럼 느껴진다. (이제) 훌훌 떠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눈가가 촉촉했다. 최인정은 시상식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개인적인 만족감보다는 내가 해내야 할 몫을 한 것 같아 기쁘다”며 “올해를 끝으로 대표팀에서 은퇴하려고 한다. 올림픽을 생각하면 아쉬움이 남지만, 파리 올림픽에서는 후배들이 내가 못이룬 금메달을 따줄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최인정과 송세라는 오는 27일에도 에페 단체전 금메달을 위해 함께 칼을 모은다. 김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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