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의 ‘콘셉트 EV5’. [기아 제공]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세계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라인업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초기 시장에 주로 프리미엄 모델을 선보이며 기술 경쟁력을 과시했다면, 이제 진입장벽을 낮춘 대중화된 모델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국내에서 가장 주목받는 차는 기아의 보급형 전기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EV5’다. EV5는 기아의 중국 현지 생산 모델로 2000만원 후반대로 출시될 전망이다.
기아가 6월 출시한 프리미엄 대형 전기 SUV ‘EV9’의 축소판이라고 할 정도로 닮은꼴 디자인이 특징이다. 기아는 중국을 시작으로 내년 한국은 물론 동남아시아, 북미 등에도 이 차량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출시된 기아의 2000만원 대 전기 경차 ‘레이 EV’도 초기 반응이 뜨겁다. 레이는 ‘박스카’ 디자인 특유의 공간 활용성으로 큰 사랑을 받아온 모델이다. 특히 소상공인들이 업무용으로 많이 활용하는 차이기도 해 레이 EV를 구입, 유지·관리비를 줄이고자 하는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KG모빌리티 ‘토레스 EVX’. [KG모빌리니 제공]
오는 11월 고객 인도를 앞둔 KG모빌리티의 첫 번째 전기차인 ‘토레스 EVX’는 경쟁사를 압도하는 배터리 보증 기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KG모빌리티는 국내 최장 보증 기간인 10년/100만㎞를 보증을 약속했다. KG모빌리티의 첫 번째 전기차인 만큼, 토레스 EVX는 향후 회사의 전기차 기술력을 판가름할 잣대가 될 전망이다.
테슬라는 지난 7월부터 국내에서 저가형 중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모델Y’를 판매 중이다. 미국 공장에서 생산해 들여온 기존 모델Y보다 가격을 2000만원 가량 낮췄다.
폭스바겐 ‘ID. 2ALL’. [폭스바겐 제공]
폭스바겐은 2025년 유럽에서 2만5000유로(약 3600만원) 이하의 순수 전기차 ‘ID. 2ALL’을 출시한다. 폭스바겐의 ‘MEB’ 플랫폼을 기반으로 만들어진다. 최대 450㎞의 주행 가능 거리를 갖추면서도 저렴한 가격이 특징이다. 폭스바겐은 이후 2만 유로 미만의 전기차 개발, 출시를 통해 경쟁사 대비 폭넓은 전기차 라인업을 구축할 계획이다.
저가 전기차만 있는 것은 아니다. 슈퍼카 브랜드들은 전동화 시대에도 압도적인 성능을 확보한 고가 전기차로 브랜드 정체성을 이어가겠다는 구상이다.
람보르기니는 8월 미국 캘리포니아 몬테레이 카위크에서 브랜드 출범 6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를 열고 ‘란자도르’ 콘셉트를 전시했다. ‘투수’를 뜻하는 이름을 가진 이 모델은 2도어 4인승 SUV로 2028년 하반기에 출시될 예정이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3초 미만으로 알려졌다.
롤스로이스 ‘스펙터’. [롤스로이스 제공]
롤스로이스는 지난 6월 첫 순수전기차 ‘스펙터’를 아시아 태평양 지역 최초로 국내에서 공개했다. 롤스로이스는 브랜드 역사상 가장 까다롭고 섬세한 테스트를 거쳤다고 자부했다. 스펙터는 올해 4분기부터 고객 인도가 시작된다. 판매가격은 6억2200만원부터로 현재 양산형 모델이 공개된 순수 전기차 가운데 가장 비싸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최고급 브랜드인 마이바흐는 첫 순수전기차인 ‘메르세데스-마이바흐 EQS SUV’를 최근 국내에 공개했다. 올가을 북미 시장에서 처음 판매하고 한국에는 내년에 출시한다.
포르쉐는 마칸 EV를 내년에 출시하고 2025년에 포르쉐 718, 2026년엔 카이엔 EV를 출시할 예정이다. 페라리는 브랜드 첫 번째 전기차를 2025년에, 벤틀리는 2026년에 처음 공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 N’. [현대차 제공]
현대차는 지난달 N 브랜드 최초의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 5 N’을 내놨다. 이 차는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시간이 3.4초에 불과하다. 일정 시간 동안 가속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N 그린 부스트’를 사용하면 최고출력 650마력, 최대토크 770Nm의 압도적 성능을 발휘한다. 현대차는 전동화 시장에서도 N 브랜드를 앞세워 글로벌 위상을 높이겠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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