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주하는 日…20~24세 80% “일상에서 술 마시고 싶지 않아”
2023-10-02 21:49


17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일본 맥주가 진열되어 있다.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 맥주 수입량은 5553t으로 지난해 동월보다 264.9% 늘었고, 수입액은 456만 달러로 291.1% 증가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일본이 4년 만에 한국에서 맥주 수입국 1위 자리를 탈환한 가운데 정작 일본에서 맥주 소비량은 해마다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맥주의 연간 출하량이 1994년 700만㎘를 넘으며 정점을 찍었으며, 이후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에는 200만㎘를 밑돌며 정점 대비 70% 이상 맥주 출하량이 줄었다. 이 추세가 지속된다면 2056년에는 최고점 대비 90% 이상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일본 최대 맥주회사인 아사히맥주는 “2050년에는 매출 절반이 저알콜 혹은 무알콜 음료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에 2021년 알코올 도수가 0.5%인 맥주를 출시하는 등, 주류에 대한 인식 변화에 대비하며 소비자 확대 방안을 찾고 있다.

일본의 맥주 소비량 급감은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와 관계가 있다. 술을 마시는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데다, 젊은 층 사이에선 술을 멀리하는 풍조가 강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본의 인터넷 업체 빅로브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일본 20~24세의 80%가 “일상에서 술을 마시고 싶지 않다”고 응답했다. 술에 취해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행태에 대해서도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분위기다.

한편 올 들어 한국의 일본 맥주 수입은 급증했다.

2일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8월 일본 맥주 수입량은 3만6573t(톤)으로 전체 맥주 수입량의 21.9%를 차지하며 1위에 올랐다. 지난해 일본 맥주 수입량은 1만8940t으로 전체 수입량의 8.8% 수준이었으나 올해 238.4% 급증했다.

올해 국내 국가별 수입맥주량은 일본이 1위로 올라서면서 그 뒤로 중국(3만2153t), 네덜란드(2만9243t), 폴란드(1만1291t), 독일(9911t), 미국(9876t), 체코(8850t), 아일랜드(8705t) 등이 차지했다.

일본은 2019년 7월 우리나라에 대한 수출 규제 조치를 단행하기 전까지 맥주 수입국 1위 국가였다. 2018년 일본 맥주 수입량은 8만6676t으로 전체 맥주 수입량의 24.2%나 차지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가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에 반발해 2019년 7월 반도체 등에 대한 수출 규제 조치를 단행했고, 국내에선 일본 맥주에 대한 불매운동이 벌어지면서 수입량은 급감했다.

이 영향으로 2019년 4만7331t으로 급감해 벨기에(5만9072t)와 중국(5만8233t)에 이어 3위에 그쳤고, 2020년에는 10위까지 떨어졌다. 2021년에는 각종 할인행사 등으로 9위로 한 계단 올라섰으나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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