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는 치명타…與野, 강서구청장 보선 백병전 [이런정치]
2023-10-04 09:46


3일 국민의힘의 김태우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 사무실에서 열린 ‘국민의힘-한국공항공사 자회사 전국공항노동조합 간담회’에서 김기현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진·양근혁 기자] 여야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놓고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여야 후보들은 선거구 각지에서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하고 있고, 각 당 지도부도 연휴 내내 강서구에 머무르며 지원사격에 나섰다. 사실상 ‘총선 전초전’으로 패배 시 치명타가 불가피한 이번 선거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여야가 이례적으로 기초단체장 선거에 인적·물적 자원을 쏟아붓는 모습이다.

4일 국민의힘 강서구청장 보선 선거캠프에 따르면 김태우 후보는 이날 오전 화곡역 사거리에서 출근길 인사 유세를 시작으로 하루 동안 총 10개 단체와 정책 협약식 및 간담회를 소화할 계획이다. 선거구 내 시장 및 상가, 식당가 거리 유세도 늦은 밤까지 이어간다. 주요 일정에는 박성민 전략기획부총장, 5선의 정진석 의원, 3선의 안철수 의원 등이 동행할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의 진교훈 후보 역시 이날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일정을 진행한다. 마곡나루역 거리유세와 재개발·재건축 관련 정책 간담회를 마친 뒤 오후에는 우장산역, 까치산역 등을 찾아 유세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각 당 지도부도 팔을 걷어붙였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전날 예정됐던 기자간담회까지 전격 취소하며 강서구 선거를 지원했는데, 소속 의원 108명(추경호 경제부총리, 박진 외교부 장관, 신원식 국방부 장관 후보자 제외)과 강서갑·을 당협위원장을 제외한 120명의 원외 당협위원장들에게 선거운동 특별지침을 내리며 지원사격을 요청했다.

지침에 따르면 대상자들은 이날부터 자신에게 배정된 지역에서 매일 선거운동을 하고 일일보고를 제출해야 한다. 지도부가 요청한 선거운동은 ▷담당지역별 선거운동 활동 ▷강서구 연고자 찾기 활동 ▷우호적인 향우회 인사 찾기 활동 ▷담당지역별 현장간담회 및 오·만찬 개최 활동 ▷부정선거 의심사례 신고 활동 등이다. 험지인 강서구에서 구민들과 접점을 최대한 넓히며 공약 홍보 및 거야(巨野) 심판을 호소한다는 전략이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일 오후 서울 강서구 등촌사거리에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진교훈 후보 유세차에 탑승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정애 의원, 홍 원내대표, 소병철 의원, 이해식 사무부총장. [연합]

민주당 지도부는 4일과 6일 후보 사무실에서 현장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지원에 나선다. 단식 후유증을 치료하기 위해 자리를 비운 이재명 대표를 대신해 홍익표 신임 원내대표가 추석 연휴 내내 현장 유세에 힘을 보탰다. 9월30일부터 사흘 연속 강서구를 찾은 홍 원내대표는 이날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강서구민들께서 많이 화도 나고 분노하고 계시다. 보궐선거 원인 제공자가 석 달 만에 사면복권을 받아 출마하는 사례가 처음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지역 국회의원인 강선우(강서갑)·진성준(강서을)·한정애(강서병) 의원도 후보 일정에 참석하고 있다.

이재명 대표도 이르면 이번주 중 당무에 복귀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연휴 첫날이었던 9월28일 법원이 구속영장을 기각한 이후 첫 당무보고로 보선 관련 보고를 받았다. 이 대표는 조정식 사무총장과 이해식 사무부총장에게 “우리나라 전체의 운명이 걸렸다고 생각하고 당 전체를 동원해 총력을 다하는 체제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번 선거는 내년 총선 수도권 민심의 ‘바로미터’이자, 각 당 지도부의 사활까지 좌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단순 기초단체장 선거 이상의 의미를 갖게 됐다.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는 지난 2일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패배 시 김기현 지도부가 ‘원희룡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될 가능성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민주당 역시 패배 시 이 대표 리더십이 붕괴되며 비대위 체제 요구가 터져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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