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성희롱 가해자, 상사 > 중사 > 대위 > 하사 순
2023-10-05 09:25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아 5일 공개한 ‘2021 군 성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설문에 참여한 간부 5만9950명 중 692명이 성희롱을 당한 적이 있다고 답변했다. [연합 그래픽]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군 간부에 대한 성희롱과 성폭력 가해자 가운데 절반 이상이 소속 부대 상급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아 5일 공개한 ‘2021 군 성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설문에 참여한 간부 5만9950명 중 692명이 성희롱을 당한 적이 있다고 답변했다.

성폭력 피해를 당했다는 간부도 51명에 달했다.

성희롱 피해는 소속 부대 상급자에게서가 50.8%로 가장 많이 발생했다.

이어 동료 16.1%, 하급자 13.6% 순이었다.

성폭력의 경우도 소속 부대 상급자에 의한 경우가 42.4%로 가장 많았고, 동료 18.0%, 하급자 11.4% 순이었다.

성희롱 가해자의 계급은 상사가 23.4%로 가장 많았고, 중사 18.4%, 대위 11.3%, 하사 10.3%로 나타났다.

병사에 의한 성희롱도 7.0%나 됐다.

성폭력 가해자의 경우에는 중사가 18.5%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하사 15.7%, 상사 13.3% 순이었다.

성희롱과 성폭력 피해자는 모두 하사가 각각 40.3%와 46.5%로 가장 높았다.

성희롱 피해 유형으로는 외모에 대한 성적 비유나 평가, 원치 않는 신체접촉, 성적 경험을 묻거나 의도적으로 유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밖에 회식자리에서 술을 따르게 하거나 강제로 옆자리에 앉게 하는 행위, 원치 않는 사적 만남이나 성적 관계 요구, 특정 신체부위를 쳐다보며 불쾌감 유발 등이 있었다.

성폭력의 경우에는 남군과 여군 모두 의사에 반해 입맞춤 또는 은밀한 신체부위를 만진 사례가 가장 많았다.

이어 남군은 은밀한 신체 부위 촬영 또는 허위 영상, 촬영 복제물 등 유포·시청·소지가 많았으며, 여군은 의사에 반한 성관계 미수가 높게 나타났다.

특히 성희롱 피해장소로는 함정을 포함한 사무실 내와 사무실 외 부대 등 대부분 군부대 내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폭력 피해장소 역시 사무실 외 부대가 가장 많았으며, 이어 회식장소와 함정을 포함한 사무실 순이었다.

안 의원은 “군의 성범죄 상당수가 부대 내에서 일어나는 것은 전반적인 군기강 문란”이라며 “부사관들과 초급간부에 의한 성범죄가 많고 피해자도 하사가 가장 많은 만큼 이에 대한 맞춤형 예방교육과 단속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성폭력을 입은 이후 후유증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남군은 76.3%가 트라우마를 경험하지 않았다고 답변한 반면, 여군은 18.3%만이 트라우마를 경험하지 않았다고 답변해 크게 대조됐다.

트라우마를 경험한 여군 응답자 중 절반 이상이 성폭력 피해 당시 상황이 생각나고, 무력감과 불안, 우울에 시달리며, 대인기피 및 대인관게에서 어려움을 겪는다고 토로했다.

심지어 자살 시도를 한 적이 있다고 답한 여군 피해자도 16.4%에 달했다.

성폭력 피해로 군을 떠나고 싶었냐는 질문에 남군 21.8%, 여군 59.8%가 그렇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그러나 상당수의 성희롱·성폭력 피해자는 군의 일처리나 비밀유지, 피해자 보호, 군 경력에 부정적 영향 등을 우려해 신고나 보고, 상담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 의원은 “성범죄는 사람의 인격을 살인하는 심각한 범죄”라며 “성범죄 피해자가 군을 신뢰하지 못하고 신고 또는 보고를 하지 못하는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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