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일본해’표기 반복…韓 국방부 말 안 먹히나?
2023-10-05 14:13


한미동맹 70주년을 앞두고 열린 한미연합 해상훈련소식을 전한 미 해군 홈페이지에 ‘일본해(SEA OF JAPAN)’가 여전히 표기되어 있다. [미 해군 홈페이지]

[헤럴드경제=오상현 기자] 미군이 지속적으로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함에도 우리 정부가 손 놓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5일 “한미동맹 70주년을 앞둔 한미연합훈련이 일본해에서 실시된 것으로 표기된 사실은 국방부가 일을 하지 않은 것”이라며 “국방부가 미군당국의 일본해 표기를 전수조사해 강력하게 시정을 요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같은 비판이 제기되자 국방부는 5일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사안을 인지한 직후 수정 요청을 했고 지금 찾아보면 알겠지만 미 해군 홈페이지 등에 수정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본해로 표기돼 논란이 일었던 미 해군 홈페이지는 여전히 일본해(SEA OF JAPAN)로 표기한 가운데 한미동맹 70주년을 앞둔 한미연합훈련을 소개하고 있다.

다만 미 국방부와 미 인도태평양사령부는 일본해로 표기했던 부분을 삭제하고 장소를 특정하지 않은 채 보도자료와 사진을 게시했다.

이와 관련 군 관계자는 “미 해군측과 긴밀히 협조하고 있고 미 해군도 이를 ‘바다에서(AT SEA)'로 수정했지만 기존 URL은 수정 반영이 안 된 상태”라며 “지속적으로 미측과 협의하겠다”고 설명했다.

5일 밤 10시 현재 미 해군 홈페이지는 한미연합훈련 관련 내용을 삭제했지만 최초 소개했던 URL 주소로 들어가면 여전히 ‘일본해’로 표기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미 인도태평양함대사령부는 훈련 소개 맨 앞에 일본해 표기를 삭제한 뒤 장소를 특정하지 않고 한미연합 해상훈련을 소개했다. [미 인도태평양함대사령부 홈페이지]

앞서 정성호 의원은 국방부에 ‘미 군당국의 동해의 일본해 표기 현황과 수정 요구 등 조치결과’에 대한 자료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올해 2월 한미일 해상미사일 방어 훈련 시 일본해로 단 1건 표기 했다’고 답하면서 “국방부가 미 정부와 국제사회를 대상으로 ‘동해/일본해 병기’의 정당성을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한미‧한미일 훈련시 우리 입장이 반영된 훈련구역 표기를 위해 미측과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정 의원은 “확인 결과 미 해군과 인도태평양사령부가 지난 9월 25~27일 실시한 한미 연합해상훈련 보도 장소를 ‘일본해(SEA OF JAPAN)’로 표기한 가운데 ‘한미 해군이 한미동맹 70주년을 앞두고 합동훈련을 실시했다’고 보도했다”며 국방부의 답변을 반박했다.

또 미 국방부도 “우호적 대형: 미해군 로버트 스몰스와 한국군 이율곡 함이 2023년 9월 25일 일본해에서 양자간 훈련기간동안 대형을 유지하며 항해 중이다”라는 자료사진을 게시한 사실도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10월 6일 한미일 연합훈련을 보도할 때 미 국방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동맹들이 해상 방어훈련을 실시했다. 도발에 대응해 3자간 탄도미사일 방어훈련을 하기 위해 미 해군 로날드 레이건 항모전단이 일본해군 구축함 2척과 한국군 구축함 1척과 함께 어제 일본해에 도착했다”고 전한 사실도 밝혀냈다.

정성호 의원은 “올해에만 미 인도태평양사령부가 4회에 걸쳐 미-일 연합훈련을 보도하며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했다”며 “미 국방부가 일본해로 표기하며 게시한 사진자료는 41건이고 동해로 표기한 자료는 2010년 1건, 2016년 2건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한미일 연합훈련을 소개한 미 국방부 홈페이지에는 일본해로 적혀있다.[미 국방부 홈페이지]



legend199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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