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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국내 투자자들이 9월 미국 주식을 대거 매수한 가운데 순매수 상위 종목들이 일제히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 장기화’ 우려에 국내외 주식시장이 모두 휘청이고 있기 때문이다.
8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투자자는 미국 주식시장에서 5억4506만달러(약 7300억원)를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월별 기준 두 번째로 많이 순매수한 것이다. 4월부터 순매도를 이어오던 투자자들이 8월 3억577만달러 순매수로 돌아섰고 그 규모가 더욱 커졌다.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디렉시온 데일리 반도체 불 3X 셰어즈’ 상장지수펀드(ETF)로 9억8484억달러 어치 사들였다. 미국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의 일일 변동 폭을 3배로 추종하는 상품이다. 순매수 1위 종목과 반대로 움직이는 ‘디렉시온 데일리 반도체 베어 3X 셰어즈’ ETF는 4억8138억원 순매수해 4위에 이름을 올렸다. 반도체 산업의 반등을 두고 의견이 엇갈렸지만, 성장에 대한 기대가 압도적이었다.
2, 3위는 테슬라와 엔비디아로 각각 9억2170만달러, 6억2869억달러 순매수했다. 나스닥100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는 4억3289만달러를 매입해 순매수 5위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하고 높은 금리를 유지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주가는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고금리 장기화 우려에 채권 금리가 크게 상승했는데, 미래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크게 반영되는 기술주 특성상 부정적 영향이 더욱 커질 수 있다.
서학개미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디렉시온 데일리 반도체 불 3X 셰어즈는 9월 이후 5일(현지시간) 종가 기준 23.22% 하락했다. 엔비디아와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는 각각 7.87%, 10.33% 내렸다. 미국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하락에 베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반도체 베어 3X 셰어즈는 25.05% 상승했다. 테슬라는 기술주 상승에 베팅한 순매수 상위 종목 중 유일하게 상승해 6.13% 올랐다.
전문가들은 국채 금리가 안정되기 전까지 주가 반등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RBC의 로버트 슬루이머 기술 전략가는 "금리 상승과 달러 강세가 주식에 주요 역풍으로 남아있으며 주식이 바닥을 치려면 (이들 흐름이) 반전되어야 한다"라며 "주식과 금리의 관계를 되돌아보면, 10년물 국채금리가 4.5~5%를 웃돌 경우 증시의 장기 상승세에 중요한 역풍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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